제520장 죄책감

한수호가 그녀에게 흥미를 잃은 사실을 바꿀 수 없었던 것처럼 이서아도 이 아이를 지킬 수 없었다. 의사가 손바닥으로 그녀의 눈을 덮었고 이서아는 눈을 감자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후로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수술이 끝난 후, 간호사는 이서아를 병실로 옮겼다. 그녀는 이미 깨어났지만 갑작스러운 임신과 유산의 충격에서 아직 헤어나오지 못했다. 간호사가 입원 기록을 작성하려 했다. “1703호 이서아 씨, 가족분 계세요? 이서아 씨? 가족은 어디 있죠?” 이서아는 입술을 움직였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때 다른 간호사가 그녀를 불쌍하게 여겨 말했다. “저한테 주세요. 구급차에 실렸을 때 신분증과 은행 카드를 저한테 줬어요. 그냥 등록하고 비용 처리해 달라고 했거든요. 저분은...” “... 가족 없어요.” 목이 잠긴 채로 이서아가 마침내 말을 꺼냈다. 뜻밖의 사고로 아이를 잃었다는 사실에 몸을 웅크리더니 결국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이서아가 병원에 이송될 때 의료진은 경찰에도 신고했다. 경찰은 그녀가 진정시킨 후 병실로 들어와 상황을 물었다. 이서아는 모든 것을 자세히 설명했고 경찰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그 우두머리라는 자, 혹시 목에 호랑이 문신이 있나요?” “맞아요. 있어요.” 그러자 경찰은 이해한 듯 말했다. “그 일당은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며 여성과 아이들을 납치하는 조직입니다. 우리는 그 사람들을 오랫동안 추적해왔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반드시 잡아서 이서아 씨와 다른 피해자들에게 정의를 실현해드릴 겁니다.” 이서아는 유산으로 인해 병원에서 3일간 머물렀다. 셋째 날, 수사 중인 경찰에게 전화가 왔다. 그들은 이미 인신매매범들을 잡았으며 이제 수사 과정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증거가 정리되면 법원의 판결을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또한 시간이 지나 경찰은 공소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알려왔지만 그때 이서아는 스타 그룹에서 퇴사하려는 시도와 한수호가 이를 허락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었기에 더는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어차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