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0장 대표님이 날 진짜 미치게 만들지도

전화를 보니 또 노정민이었다. 한수호는 곧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야?” “아? 형? 내가 형한테 전화했어? 아무 일도 없어. 그냥 주머니에 넣어놨다가 실수로 다시 걸었네.” “그래.” 한수호는 짧게 통화하고 전화를 끊었다. 다시 이서아에게 시선을 돌리자 간호사는 여전히 억울하지만 반박할 수 없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앞으로는 주의할게요. 다시는 공공장소에서 장난치지 않을게요... 그럼 어떻게 해야 기분이 풀리시겠어요?” 한수호는 이서아의 손가락을 살짝 잡으며 그만하라는 눈치를 줬다. 이서아도 이미 화를 다 풀었는지 흥미를 잃은 듯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다음엔 조심해요. 노약자나 임산부를 다치게 하면 어떻게 하려고요. 가세요.” 간호사들은 서둘러 자리를 떠나며 중얼거렸다. “운도 없지. 진짜 공주병 같은 사람을 만나다니. 그 정도로 화낼 일인가? 인생이 잘 안 풀리나 봐.” 이서아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저기, 이봐요...” 그러자 한수호가 그녀를 말리며 처음에는 살짝 웃었다. “방금 많은 사람들이 너를 쳐다봤어. 계속 이렇게 말하면 누군가 찍어서 인터넷에 올릴지도 몰라. 제목은 병원에서 간호사를 호되게 꾸짖는 여자가 될 텐데... 우리 와이프 유명해지고 싶어?” 이 말에 이서아는 콧방귀를 뀌었고 한수호는 그녀의 손에 끼워진 결혼반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난 네가 나한테만 화내는 줄 알았는데 남한테도 이렇게 화낼 줄은 몰랐네. 이런 모습은 처음이야.” 이서아의 눈꺼풀이 희미하게 떨렸다. ‘내가 연기를 너무 실감 나게 했나? 완전히 캐릭터에 몰입했잖아.’ 한수호는 이 상황이 이상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행동이 어딘가 수상했다. 이서아는 고개를 돌려 한수호를 보며 마치 그의 말에 의해 자신이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는 듯 약간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요?” 그러고는 눈을 내리깔자 긴 속눈썹의 그림자가 눈꺼풀 위에 드리워졌다. 약간은 쓸쓸해 보였다. 크리턴에서 용산으로 데려와진 이후, 이서아의 마음 상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