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1장 그건 연기가 아니었다
두 사람이 동시에 뒤돌아보자 말끔한 정장을 입은 유지호가 다가왔다.
“병문안을 하러 왔다가 두 분을 이렇게 만나다니 참 인연이네요.”
‘인연? 감시 아니고?’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지만 한수호는 굳이 대꾸하지 않았다.
“유 대표님 아직 용산에 남아 있었던 겁니까? 회사는 신경 안 써도 되는 거예요?”
그러자 유지호는 웃으며 말했다.
“내일 강서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우연히 떠나기 전에 한 대표님과 이 비서님을 뵙게 되네요. 저녁은 드셨나요? 아니면 같이 식사라도 하실까요?”
이서아는 이미 알고 있었다. 유지호 역시 이진태를 죽음으로 몰아간 주범 중 하나였다는 것을.
그래서 그를 보는 이서아의 눈빛에는 서종시에서 처음 만났을 때의 부드러움은 온데간데없이 차갑기만 했다.
유지호도 그녀의 눈에 담긴 적의를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미소를 띤 채 말했다.
“이 비서님, 왜 그렇게 날 쳐다보시죠? 혹시 이강석이 뛰어내린 일 때문인가요?”
그는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있는 것을 힐끗 보고 말했다.
“한 대표님을 용서할 수 있다면 저도 한 번 용서해줄 수 있지 않나요? 저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으니까요.”
그의 말은 한수호가 저지른 일이 더 많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었다. 한수호를 용서한 이서아라면 자신도 용서할 수 있지 않겠냐는 말이었다.
이서아의 머릿속에는 이진태가 자살한 후 바닥에 남은 핏자국이 번뜩 떠올랐다. 그녀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창백해지며 전기 충격을 받은 듯 한수호의 손을 뿌리치고 몸을 떨었다.
한수호가 다시 그녀의 손을 잡으려 하자 그녀는 단호하게 입술을 꽉 다물고 눈에 날카로운 적의를 드러냈다.
“감히 나 더 건드리기만 해봐요!”
한수호는 잠시 멈칫했고 유지호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이게 무슨 상황이죠? 이 비서님이 한 대표님에게 화를 내고 있네요? 이상하군요... 한 대표님은 정말 좋은 분인데... 지금 병문안까지 함께 와주셨잖아요.”
무언가 알 수 없는 감정을 담은 눈빛으로 한수호는 이서아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의 말은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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