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화
그런 가능성을 떠올리자 최태준의 이마에 핏줄이 불끈 솟았다. 치밀어 오르는 분노가 가슴을 뚫고 나올 듯했고 그는 당장이라도 홍서윤을 끌고 나가고 싶었다.
감히 다른 남자와 함께 있고 다른 남자를 유혹하다니, 그녀는 최태준이 키운 아이였다. 그러니 그의 허락 없이는 그의 울타리 안에만 있어야 했다.
그 생각에 사로잡힌 최태준은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 나갔다.
“됐어요.”
성주원은 홍서윤을 놓아주고는 아무것도 안 묻은 손을 휴지로 닦으며 태연하게 말했다.
커다란 그림자가 시야를 가리자 홍서윤은 고개를 들어 다가오는 사람을 확인하고 멍해졌다. 마침 웨이터가 요리를 내왔고 최태준은 그 상차림을 훑어봤다가 눈빛이 더욱 차갑게 가라앉았다. 전부 홍서윤이 좋아하는 음식이었다.
성주원이 이렇게까지 그녀를 잘 아는 걸 보니 두 사람이 오래전부터 만났던 것 같다.
홍서윤은 그제야 최태준을 보고 온몸이 굳어졌다가 이내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최태준 씨, 안녕하세요.”
“최태준 씨? 혹시 저 남자가 오해할까 봐 그렇게 부르는 거야?”
그의 비아냥에 홍서윤은 대담하게 맞받았다.
“혹시 2년 전의 일 말이에요? 최태준 씨, 기억력 참 좋으시네요. 전 이미 그때 관계를 끊었다고 말씀드렸을 텐데요.”
최태준은 얼굴이 굳어지고 몸의 근육이 경직됐다. 억지로 화를 누르려고 거친 숨을 토해내던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서윤아, 화풀이 그만 하고 나랑 같이 가자. 네가 원하는 거 다 들어줄게.”
그 말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 이제 아무 감흥도 없었다. 그래서 홍서윤은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태준은 물러서지 않았고 반드시 대답을 받아내겠다는 듯 버티고 서 있었다. 그러자 성주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귀에 짧게 무언가를 속삭였다. 그러자 놀랍게도 최태준은 그 말에 고개를 떨군 채 자리를 떠났다.
홍서윤은 의아해했다.
“방금 뭐라고 하신 거예요?”
성주원은 그녀 앞에 국을 덜어놓으며 태연하게 말했다.
“이따가 알려줄게요. 우선 국부터 먹어요.”
홍서윤은 궁금했지만 결국 그 말에 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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