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화
종업원이 문을 밀어 열어 주자 홍서윤은 구두를 벗고 안으로 들어섰다.
최태준은 부드러운 가죽 의자에 앉은 채 눈을 떼지 않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홍서윤은 하이힐을 벗자 키가 한결 작아진 듯 보였다.
그녀는 최태준의 시선을 무시한 채 맞은편 자리에 앉았고 최태준은 눈꺼풀을 살짝 내리며 여유롭게 웃더니 손질을 끝낸 꽃게를 그녀 앞으로 밀어놓았다.
“맛 좀 봐.”
홍서윤은 음식에 손을 대지 않고 단호한 눈빛으로 그를 마주했다.
“오늘은 물어볼 게 있어서 왔어요.”
최태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게를 까는 도구를 손에 쥔 채 느긋하게 움직였다.
“뭘 알고 싶은데?”
홍서윤은 가방에서 서류 한 장을 꺼내 밥상 위에 내려놓고 그의 앞으로 밀었다.
“2년 전에 연정 그룹이 연이어 위기에 빠지고 자금줄이 끊기면서 백 명이 넘는 직원들이 실직했죠. 그때 태영 그룹이 나서서 수조 원을 지원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더 큰 빚만 남았고 결국 연정 그룹은 무너져 금성 그룹 눈치나 보며 연명하는 신세가 됐습니다. 그 판을 주도한 사람이 바로 최태준 씨죠?”
홍서윤의 목소리는 점점 차갑게 가라앉았다.
최태준은 완벽하게 살을 발라낸 꽃게를 내밀며 장갑을 벗었다. 그의 시선은 묘하게도 그녀를 감상하듯 머물렀다.
“그러니까 네가 묻고 싶은 건 내가 왜 그렇게 했냐는 거지?”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숙여 홍서윤에게 바짝 다가왔다. 순간 뭔가 잘못됐음을 느낀 그녀는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최태준의 손에 어깨가 단단히 눌려 꼼짝할 수 없었다.
최태준은 홍서윤의 은은한 향기를 맡으며 눈빛을 어둡게 가라앉혔다.
“이 모든 건 다 너 때문이야. 그때 네가 내 말을 들었더라면 연정 그룹이 그렇게 되지 않았을 거야.”
홍서윤은 그의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최태준은 불쾌한 기색으로 말을 이었다.
“나는 이렇게까지 밀어내면서 성주원이 안아 줄 땐 아주 기꺼이 받아들이더라?”
그 말이 튀어나오자 두 사람 모두 잠시 굳어버렸다.
홍서윤은 눈을 가늘게 뜨며 의아하게 바라봤고 최태준은 괜히 짜증이 치밀어 억지로 자신을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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