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화
지금 성주원은 해외 출장을 나가 있어서 이 사건을 전혀 알 리가 없었다. 게다가 그룹 고위층도 이런 ‘작은 일’ 때문에 그를 일부러 귀찮게 할 생각은 없었다.
홍서윤은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성주원의 비서를 찾기로 했다. 하지만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받질 않았다. 답답해진 임예진은 에른국 쪽 인맥을 총동원해 혹시라도 성주원과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며칠 뒤, 그쪽에서 소식이 왔다. 성주원이 연일 회의에 묶여 있어 접촉조차 힘들고 메시지를 전하는 건 더더욱 불가능하다는 얘기였다.
임예진은 속만 태웠다. 마침 그룹 홍보팀에서 보내온 자료를 보니 누군가가 아예 홍서윤의 사진을 공개해버렸고 그녀 이름으로 달린 태그에 악플이 쏟아지고 있었다.
임예진은 미간을 좁혔다. 이렇게 계속 흘러가면, 홍서윤은 중신 그룹에서 잘리는 건 물론이고 다른 직장조차 구하기 힘들 게 뻔했다.
그녀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홍서윤이라는 인재가 아까웠다. 임예진은 그녀를 괜찮은 후배라고 여겼고 이런 식으로 매장당하는 걸 원치 않았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무슨 묘수가 있겠는가.
경찰서에서.
유아람이 면회를 왔다. 그녀는 또렷한 눈매로 홍서윤의 얼굴을 훑었는데 눈빛에 질투와 증오가 가득했다.
이렇게 오래 갇혀 있었는데도 홍서윤의 얼굴은 여전히 요염하면서도 불쌍해 보이는 느낌까지 풍기고 있었다.
홍서윤은 유아람을 마주하는 데 거리낌이 없었다. 지금은 단지 구류된 것일 뿐이고 증거가 부족하면 며칠 후면 나갈 수 있다. 그때 그녀는 반드시 직접 모든 걸 밝혀낼 생각이었다.
홍서윤의 시선이 천천히 유아람의 배로 향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 시선이 오래 머무는 것만으로도 유아람은 그녀가 자신을 비웃는 게 느껴졌다.
사실 교통사고는 그녀가 꾸며낸 것이었다. 원래 아무 문제 없었는데 하필 그 멍청한 여자가 갑자기 뛰어드는 바람에 일이 커졌다.
‘심장병이 있으면 집에 얌전히 있어야지, 왜 뛰쳐나와 일을 만들까.’
어쨌든 이미 그 여자의 가족에게 큰돈을 줬으니 유아람은 자기 할 일은 다 했다고 생각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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