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화
최태준은 깊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고 그의 넓은 손이 홍서윤의 두 손목을 거칠게 움켜쥐었다. 그는 그녀의 버둥거림을 무시한 채 팔을 억지로 올려 침대 머리맡에 힘껏 눌러 고정시키고 온몸으로 덮쳐왔다.
최태준은 마치 언제든 사냥감을 제압할 수 있는 맹수처럼 전신에서 날카롭고 위협적인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홍서윤은 힘겹게 몸을 뒤로 밀다가 결국 등이 벽에 닿았다. 눈가가 촉촉이 젖어 있었지만 그 끝은 매섭게 치켜올라 가느다란 갈고리처럼 빛을 띠었고 눈빛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창밖에서 천둥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고 순간 그녀는 2년 전 그날 밤이 떠올라 온몸의 피가 얼어붙는 듯 차갑게 식어갔으며 가슴속도 함께 굳어져 갔다.
홍서윤은 오히려 최태준을 더 자극하려는 듯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아저씨, 저한테 뭘 하려고요? 말씀만 해 주세요. 제가 잘 맞춰 드릴게요.”
그 순간 그녀의 손목을 짓누르던 힘이 더 강해졌다. 최태준의 손바닥은 불에 달군 쇳덩이처럼 뜨겁고 무겁게 내려앉아 마치 벗어날 수 없는 족쇄 같았다.
최태준은 눈에 핏발이 선 채로 으르렁거렸다.
“나 화내게 만들 생각은 하지 마.”
“저는 그냥 아저씨가 원하는 대로 해드리고 싶어서요.”
홍서윤은 일부러 ‘아저씨’라는 말을 더 강하게 내뱉었다. 비아냥이자 조롱이었고 동시에 일깨움이었다.
최태준의 이마에 푸른 핏줄이 도드라졌다. 무언가를 억누르고 있는 게 분명했지만 그의 눈빛에 후회가 아닌 묘한 충족감이 스쳤다. 마치 오래전부터 이렇게 하고 싶었던 사람처럼.
그의 시선이 서서히 홍서윤의 붉은 입술로 내려앉으려 했다. 그는 이끌리듯 가까이 다가가며 정말 자기 생각처럼 달콤할지 확인하고 싶은 충동이 밀려왔다.
그러다가 갑자기 최태준은 자신이 미친 게 아닌가 싶었다. 아니, 취해버린 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홍서윤에게 이런 욕망을 품을 리 없으니까.
“아저씨!”
홍서윤의 날 선 목소리에 최태준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곧이어 그의 눈빛 속에 가득 차 있던 열기가 스르르 거두어지고 이내 억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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