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화
“나더러 태영 그룹에서 일하라는 거예요?”
홍서윤은 비웃듯 말하며 휴대폰을 뺏어 들었다. 그러더니 곧장 웃음을 거두고 단호하게 말했다.
“설령 정말 일자리를 잃는다 해도 태영 그룹에 발 담글 일은 없어요!”
이에 얼굴이 굳어지더니 최태준은 곁눈질로 차가운 묘비를 스치듯 바라보며 서늘한 목소리를 내뱉었다.
“억울하다 했지? 내가 도와주겠다 했을 때는 거절해 놓고 이제 와서 억울하다니... 홍서윤, 너도 너무 유난 떠는 거야.”
“아직도 내 도움을 받고 싶다면 내 말 들어. 여기서 해 질 때까지 무릎 꿇고 죽은 아이한테 속죄해.”
홍서윤이 절대 듣지 않을 걸 알면서도 그는 그녀의 손목을 거칠게 잡아끌었다. 뜨겁게 뿜어져 나온 그의 숨결이 귓가를 스쳤다.
“교통사고 건, 내가 좀 늦춰줄 수 있어. 준비할 시간을 벌어줄 수도 있지.”
홍서윤이 그의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최태준은 강하게 옭아맸다. 그리고 그녀의 입술 위에 손가락을 대며 낮게 말했다.
“사흘 뒤가 재판이야. 증거는 찾았어?”
손끝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을 스쳤고 눈빛은 어둡게 가라앉았다.
지금 성주원이 당장 돌아올 수 없으니 그녀 곁에서 도와줄 사람은 최태준뿐이었다.
최태준은 그녀의 고집이 센 걸 누구보다 잘 알았다. 겉으로는 연약해 보여도 실제로는 누구보다 강했다.
그래서 이런 방식밖에 쓸 수 없었다. 진짜로 해 질 때까지 무릎 꿇으라는 게 아니었다. 어차피 보는 이도 없으니 중간에 몰래 가 버려도 상관없었다.
다만 이런 식으로라도 그녀가 자신의 진심을 느껴주길 바랐다.
곧 최태준이 손을 놓으며 말했다.
“1분 줄게. 생각해.”
“알았어요.”
담배를 꺼내려던 최태준의 손길이 멈추더니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홍서윤은 최태준의 손에서 지포 라이터를 빼앗아 입에 담배를 문 그의 얼굴을 보고는 익숙하게 불을 붙여주었다.
순간 최태준이 멍해졌다. 이내 담배를 손가락 사이로 옮겨 쥔 그는 뭔가 떠올리더니 발로 담배를 거칠게 짓이겨 끄며 추궁했다.
“누가 이러라고 가르쳤어?!”
홍서윤은 라이터를 돌려주며 도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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