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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성주원이 양성진에게 먼저 데려가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홍서윤이 나가자 성주원은 한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고 섰다. 넓은 어깨, 좁은 허리, 곧게 뻗은 몸매에 목소리는 단번에 차갑게 가라앉았다. “오늘은 나 혼자 왔어요. 트집 잡고 싶으면 얼마든지 와요. 하지만 앞으로 서윤 씨가 그쪽들 때문에 눈살 한 번만 찌푸려도 유환 그룹이고 뭐고, 그쪽네 집안 싹 다 거덜 내 줄 겁니다!” 홍서윤은 뒷좌석에 앉아 있다가 차 문 열리는 소리를 듣자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두 눈이 토끼처럼 커졌다. 그러자 성주원이 놀리듯 말했다. “나 못 알아보겠어요? 이제 얼마나 됐다고.” 그가 가까이 다가오자 홍서윤의 심장은 제멋대로 뛰었다. 들키기 싫어 몸을 차창 쪽으로 살짝 물렸다. 성주원이 코웃음을 치며 등받이에 기대앉더니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고 재킷을 벗어 그녀에게 던지며 눈을 감았다. “좀 들어줘요.” 홍서윤이 흘깃 바라봤는데 정말 잠든 듯 호흡이 고르고 표정도 풀려 있었다. 자세히 보니 눈 밑 푸른 기가 더 도드라진 것 같았다. 그녀 마음이 저릿해졌다. “얼마나 못 잔 거야...” 양성진이 백미러로 흘끗 보며 일부러 과장스럽게 말했다. “홍 팀장님은 모르실 거예요. 대표님은 홍 팀장님 일 들으시고는 두 달 치 일을 억지로 한 달 만에 끝내셨어요. 며칠씩 밤을 새우며 혹시라도 늦게 돌아오면 무슨 일 생길까 봐서요.” 홍서윤은 그의 말이 과장이라 의심하지 않았다. 성주원이 이렇게 지쳐 있는 건 처음 봤으니 말이다. 양성진은 그녀가 믿는 걸 보며 덧붙였다. “대표님 곁에서 십 년 넘게 봤지만 이렇게 한 사람을 신경 쓰는 건 처음입니다. 홍 팀장님, 대표님이 정말 많이 좋아하세요.” 홍서윤의 심장은 또다시 쿵쾅거렸다. 무의식적으로 옆의 성주원을 바라봤다. 정말 잠든 듯했다. 차 안 불빛이 이마에서 미끄러져 내려와 눈썹, 콧대, 턱, 목젖을 따라 선명하게 윤곽을 그렸다. 잘생기고도 강인한 모습이었다. 감동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었다. 양성진이 다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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