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화
소상원 옆에는 한 여자가 서 있었다. 요염한 드레스를 입고 풍성한 긴 웨이브 머리를 늘어뜨린 그녀는 관능적인 눈빛으로 소상원의 팔을 끼고 다정하게 애정 행각을 벌였다. 마치 진짜 부부인 것처럼, 옆에 서 있는 우연은 그저 제삼자에 불과해 보였다.
홍서윤은 와인잔을 단숨에 비우며 목구멍을 스치는 매운 기운으로 겨우 화를 눌렀다.
임예진은 그녀의 반응을 눈치채지 못한 채 줄곧 민형원 쪽만 살폈다. 이번 프로젝트는 최태준이 직접 움직이는 듯했고 디자인센터가 이길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시도는 해봐야 했다.
최태준과 민형원은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민형원은 젊은 나이에 태영 그룹을 이끄는 그의 기품과 언행에 만족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가 이번 프로젝트 때문에 찾아온 걸 아는 민형원은 아내 차은주를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 아내가 집 한 채를 새로 디자인하려고 했는데 벌써 1년 동안 수많은 디자이너를 불러도 만족을 못 했습니다. 최 대표님, 인맥이 넓으시니 혹시 괜찮은 디자이너를 좀 찾아주실 수 있겠습니까?”
잠시 생각하던 민형원이 덧붙였다.
“제 아내가 특히 좋아하는 분이 있는데 제8회 UIA 금상을 받은 디자이너의 스타일을 아주 좋아합니다. 가능하다면 그분을 꼭 찾아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물론 무리라면 억지로는 말고요. 절 찾아와주신 것만으로도 은혜가 따로 없으니까요.”
최태준은 잔을 들고 의미심장한 눈빛을 띠었다.
만약 그 금상 수상자를 찾아내어 직접 참여시킨다면 이 프로젝트는 따놓은 당상일 터였다.
그는 곧장 계산을 굴렸다. 제8회 금상 수상자는 유일하게 신상 공개를 원치 않았던 익명의 인물이었다. 그러나 중신 그룹 쪽에서 흘러나온 소문에 따르면 이미 중신 그룹에 입사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알아내는 건 시간문제였다.
그는 민형원과 잔을 부딪치며 웃었다.
“걱정 마십시오.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수고가 많으십니다.”
민형원이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연회가 끝나자 최태준은 중신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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