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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그날, 우리 디자인 1팀에는 마케팅팀으로 보내야 할 제안서가 있었다. 마케팅팀는 디자인 2팀, 그리고 대표이사실과 같은 건물에 있었다. 마침 서이준과 퇴근 후 저택에서 식사하기로 약속한지라 겸사겸사 제안서를 가져다주기로 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중에 배승훈과 마주쳤다. “이가영!” 붐비는 인파 속에서 그는 이를 악물다시피 내 이름을 불렀다. 뒤돌아본 나는 잠시 멍해졌다. 그는 여태껏 잘생긴 외모에 깔끔하고 차가운 이미지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금의 배승훈은 훨씬 수척해졌다. 눈 밑에는 짙은 다크서클이 드리워져, 오랫동안 제대로 된 잠을 자지 못한 듯싶었다. 정신이 팔린 사이, 배승훈이 나를 계단으로 끌고 갔다. 그는 두 손으로 벽을 짚어 나를 가두었고, 내 얼굴만 뚫어지라 쳐다봤다. 거칠게 오르내리는 그의 가슴은 거의 내 몸에 닿을 듯했고, 눈가에 드리운 분노와 함께 이해하기도 힘든 감정들이 뒤섞여 있었다. 이런 가까운 거리는 나를 불편하게 할 뿐이었다. 결국 내가 손을 뻗어 서류철로 우리 사이에 간격을 만들었다. 그의 시선이 서류철로 향했고, 그것이 디자인 제안서임을 확인했다. “결국 너도 우진 그룹에 입사했니?”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 남자의 눈가에 긴장감이 조금 풀렸고, 심지어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재미있네?” 배승훈의 말투가 한결 가벼워졌다. “뭐가?” 나는 이해가 안 됐다. “발뺌하긴, 하여튼 여우라니까.” 이 남자가 손가락으로 내 이마를 톡 쳤다. “헤어지자고 말해놓고, 일부러 나랑 연락도 안 하고 차단하더니 몰래 날 따라 한주시까지 온 거 아니야.” “너 내가 그동안 얼마나 초조했는지 알아? 네가 회사 관뒀다길래 온 세상을 발칵 뒤집으면서까지 널 찾아 헤맸어. 그날 네가 약혼한다고 했던 말까지 하마터면 믿을 뻔했네.” 배승훈이 갑자기 실소를 터트렸다. “그걸 내가 어떻게 믿겠냐고? 정말 터무니없지.” 나는 배승훈을 바라보았다. 아직도 내가 뼛속 깊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는 이 남자, 그야말로 우스울 따름이었다. 하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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