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9화
들리지 않으면 잊을 수 있을 것만 같아서 고성은은 그의 목소리를 필사적으로 무시했다.
박재현이 이성을 잃고 추태를 부리는 모습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던 육정호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박 대표님. 성은이는 제가 잘 돌볼게요. 물론... 샤워도 제가 직접 시켜주고요.”
그 말을 듣자마자 이성이 끊겨버린 박재현은 육정호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그 뒤로도 한참이나 지나서야 육정호는 다시 거실로 돌아왔다.
흐트러진 옷매무새와 입가에 생긴 상처로 보아 밖에서 박재현과 한바탕한 게 틀림없었다.
누가 이겼다고 할 수 없는 싸움이었는데 육정호는 이긴 사람마냥 싱글벙글거리며 바로 향했다.
아껴두었던 술을 한잔 따른 그는 그걸 한입에 털어 넣으며 알싸한 알코올을 만끽했다.
오늘부로 박재현에 제대로 선전포고를 하게 된 육정호는 입꼬리를 올리며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시작이야 박재현.’
...
이튿날 아침, 박재현은 또다시 해리 팰리스로 향했다.
박재현은 육정호가 이틀 뒤에 있을 의료 정상회담 때문에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느라 바쁠 틈을 타 고성은을 데려가려 했다.
역시나 8시 반에 육정호의 차가 별장을 빠져나가자 기다리고 있던 박재현이 육정호의 별장으로 쳐들어갔다.
데리고 온 여덟 명의 경호원들이 육정호의 경호원들을 제압하고 있을 때, 박재현이 바로 집 안으로 들어가 별장을 샅샅이 뒤져보았지만 고성은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육정호!”
그제야 육정호에게 놀아난 걸 알아차린 박재현은 분한 마음에 벽에 주먹을 내리찍었다.
육정호가 고성은을 빼돌린 탓에 헛수고를 하고 만 박재현은 오늘도 사무실 창가에 서서 담배를 피우며 맞은 편에 세워진 건물만 뚫어져라 쳐다봤다.
사무실에 들어와서부터 지금까지 담배만 태우고 있는 박재현의 얼굴이 이틀 만에 많이 초췌해져 있었다.
어제부터 고성은 생각 때문에 박재현은 아무런 일도 할 수가 없었다.
박재현은 강세린에게도 가보지 않은 채 인터넷에 올라온 근거 없는 소문과 기사들만 정리했다.
자극적인 제목으로 근거 없는 기사를 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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