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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나란히 걸어들어오는 고성은과 육정호 뒤로 우진 그룹의 연구원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대여섯 명 더 들어왔다. 고성은은 핏한 하얀색 슈트를 입고 있었는데 재킷이 브이라인으로 파여있어 쇄골이 예쁘게 드러나 있었고 길게 늘어뜨린 생머리는 워커홀릭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다. 귀에 건 진주 귀걸이 덕에 하얀 피부가 더 눈에 띄었고 그리 진하지 않은 화장은 미모를 돋보이게 하는 동시에 커리어 우먼의 분위기도 살려주고 있었다. 하이힐을 신고서도 잘 걷는 걸 보니 발도 거의 다 나은 것 같았다. 박재현은 고성은을 보자마자 본능적으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성은아!” 조급해 보이는 그의 목소리에 육정호가 박재현을 힐끔 보더니 고성은을 향해 나지막하게 말했다. “난 안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말을 마친 육정호는 직원들을 데리고 먼저 들어갔고 VIP 통로에는 박재현과 고성은 둘만이 남게 되었다. 박재현을 바라보는 고성은의 눈은 전처럼 반짝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화가 나 보이지도 않았다. 그저 아무런 감정도 없는 그 눈이 자신을 향한 고성은의 마음인 것만 같아 박재현은 가슴이 답답해졌다. “미안해 성은아.” 박재현은 목이 메어왔지만 어렵게 얻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그날 저녁에... 나가지도 못하고 너 다치게 한 건 정말 미안해. 상처는 좀 어때? 다 나았어?” “걱정 감사합니다, 박 대표님.” 고성은은 차갑게 굳은 얼굴로 박재현과 거리를 두며 답했다. “몸은 많이 좋아졌어요.” “박 대표님”이라는 단어가 비수가 되어 가슴에 꽂혔지만 시간이 얼마 없었기에 박재현은 힘겹게 다시 입을 열었다. “회의 끝나고 나랑 같이 어디 좀 갈래? 꼭 가고 싶은 데가 있는데...” 박재현의 조심스러운 말투에 고성은은 한쪽 입꼬리를 올리더니 코웃음을 치며 대꾸했다. “박 대표님.” “저희가 같이 갈 곳은 법원 말고는 없는 걸로 아는데요.” 아픈 말만 골라서 내뱉는 고성은 때문에 박재현은 가슴이 미어졌고 안색도 아까보다 많이 창백해졌다. “그날 일로 아직도 화나 있는 건 알겠어.” “그래도...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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