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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무대 아래에 있던 사람들은 더는 박수도 치지 않고 서둘러 핸드폰을 꺼내 N 신이 내건 조건을 찍었다. 그 시각, 무대 뒤쪽 구석에 위치한 휴게실에서는 고성은이 세차게 문을 두드려대고 있었다. 굳게 닫혀버린 문을 두드리느라 손바닥이 다 빨갛게 된 고성은은 조급한 마음에 눈물이 다 나올 것 같았다. 고성은은 좀 전에 누군가에게서 쪽지 하나를 받았었다. [선배, 13번 VIP 휴게실로 빨리 와요. 급한 일이에요.] 선배라는 말에 봉준후나 성민아가 자신을 부르는 줄 알았던 고성은은 일말의 의심도 없이 쪽지에 적힌 휴게실로 향했다. 그런데 그녀가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문이 잠겨버렸고 고성은은 그제야 누군가 자신을 의도적으로 가뒀다는 걸 알아차렸다. 하지만 무대에 올라가야 했던 그녀는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어서 혹시 지나가는 사람이라도 있을까 싶어 아까부터 이렇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육정호나 다른 후배들에게 연락을 해보려고도 했지만 워낙 구석진 곳이라 신호가 통하지 않았다. 고성은은 하는 수 없이 목이 터져라 소리치며 문을 두드려댔지만 여전히 그녀를 도와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 와중에도 정상회담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었는데 지금은 업계 유명기업 오너들의 발언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스폰서인 배성 그룹에서는 부사장인 김시연이 대표로 최근 개발해낸 가정용 의료진단 로봇을 소개하게 되었다. 그 시각, N 신에 대한 소개를 마치고 내려온 육정호가 굳은 표정으로 무대 뒤로 향하자 뭔가 이상함을 느낀 박재현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뒤를 따라갔다. 13번 VIP 휴게실로 곧장 달려간 육정호가 빠르게 문을 열자 안에서 문을 두드리던 고성은은 중심을 잃고 육정호의 품에 안겨버렸다. “선배! 왜 이제야 왔어요...” 육정호를 마주한 고성은이 순간 밀려오는 서러움에 울먹이자 육정호가 다급히 그녀의 등을 쓸어주며 말했다. “괜찮아, 나 왔잖아. 이제 다 괜찮아.” 육정호는 빠르게 고성은의 몸을 아래 우로 훑어보며 물었다. “어디 다친 데는 없어? 누가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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