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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화

와이퍼가 미친 듯이 흔들렸지만 희미한 유리 위에 짧고 선명한 부채꼴을 그릴 뿐이었다. 차는 진흙탕 산길을 매우 어렵게 달렸고 속도는 달팽이처럼 느렸다. 비가 너무 많이 오니 운전기사가 욕설을 퍼부으며 핸들을 꽉 잡았다. 갑자기 바퀴가 무거워졌고 헛도는 엔진 소리와 함께 차가 완전히 멈춰 섰다. “큰일이네요. 차가 빠진 모양입니다.” 운전기사는 페달을 몇 번 밟으려 했지만 타이어는 계속 미끄러졌다. “아가씨, 잠깐만 차에서 기다려요. 내려가서 한번 밀어볼게요.” 말을 마친 운전기사는 우비를 걸치고 차에서 내렸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고성은은 강한 불안감이 밀려왔다. 그녀는 정수희와 손은서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내려가 볼 테니까 두 사람은 여기 있어.” “성은아, 밖에 비가 엄청 와.” “괜찮아.” 고성은은 더는 아무 말도 없이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 차가운 빗물이 순식간에 그녀의 치마를 흠뻑 적셨고 추위에 그녀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운전기사는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무릅쓰고 안간힘을 다해 뒤에서 차를 밀고 있었지만 무거운 오프로드 차량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고성은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어 멀지 않은 산비탈을 쳐다보았다. 갑자기 그녀의 눈동자가 움츠러들었다. 푸르렀던 산이 지금은 진한 황토층으로 덮인 것처럼 보였다. 그 탁한 색이 눈에 보이는 속도로 아래로 빠르게 퍼져나갔고 부러진 나무와 돌을 감싸고 있었으며 점점 그녀들이 있는 곳을 향하고 있었다. “큰일 났어요. 산사태예요.” 두피가 저리고 심장이 거의 목구멍까지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그녀는 뒷좌석의 문을 벌컥 열고 안에서 어리둥절해하는 정수희와 은서를 향해 소리쳤다. “수희야, 은서야. 얼른 나와. 도망가야 해.” 그녀는 난폭하게 두 여자를 차에서 끌어냈다. “왜 그래?” 정수희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묻지 말고 일단 뛰어.” 고성은은 그녀들을 끌고 온 힘을 다해 전방 지대가 조금 높은 곳을 향해 돌진했다. 운전기사도 위험을 의식한 듯 차를 버리고 그녀들을 따라갔다. 그녀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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