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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고성은은 당황한 박재현을 비웃듯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박재현, 네가 바라던 대로 됐네.” 전과는 차원이 다른 차가움에 조급해진 박재현은 고성은의 팔목을 꽉 잡은 채 억울함을 토로했다. “성은아, 진짜 내가 한 거 아니야. 누가 그랬는지 내가 꼭 알아낼게. 나 믿어줘.” 고성은은 바로 박재현의 손을 쳐내며 으스러질 듯이 아파나는 손목을 매만졌다. “그런 건 이제 중요하지 않아.” 고성은은 아예 남 얘기를 하듯 무덤덤한 말투로 말을 이어나갔다. “그냥 배아일 뿐인데 뭐. 그게 뭐라고 천하의 박재현이 사과를 해. 신경 쓸 필요 없어.” ‘배아’라는 두 글자를 덤덤히도 내뱉었지만 고성은의 눈빛은 금방이라도 타오를 듯이 이글거리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 담긴 건 오직 박재현을 향한 증오뿐이었다. 그 눈빛을 보고 있으니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파 났던 박재현은 조급한 마음에 고성은에게로 다가가 그녀를 품에 안아버렸다. 박재현의 몸은 고성은을 꼭 안고 있는 단단한 두 팔과 달리 사시나무처럼 떨리고 있었다. “미안해... 성은아, 내가 진짜 미안해... 나는 일이 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어.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정말이야... 그러니까 나 미워하지 말아줘. 네가 날 미워하면... 난 정말... 죽을 것 같아.” 고통과 절망이 가득 배인 목소리로 박재현은 두서없는 사과를 했다. 고성은은 박재현의 품에 가만히 안긴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의 기나긴 사과를 듣고 있었다. 박재현의 사과가 다 끝나고 잠깐의 침묵이 흐르자 고성은은 그제야 그의 가슴팍을 밀어내며 그의 품에서 벗어났다. 고성은은 잔뜩 일그러져있는 박재현의 표정을 바라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담담히 말했다. “미워하지 말라고?” “박재현, 너는 미워할 가치도 없는 사람이야. 널 미워하는 시간조차도 아까워 나는.” 말을 마친 고성은은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매정하게 뒤돌았다. 고성은의 말에 충격을 받은 채 선 자리에 멍하니 굳어있던 박재현은 점점 멀어져가는 고성은을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그토록 잡고 싶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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