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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안으로 들어온 사람은 바로 박씨 가문 둘째의 막내딸 박지수였다.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종종 별장에 와서 스케치하곤 했다. 그녀는 손에 미술 도구를 든 채 가벼운 발걸음으로 들어왔다. “언니?” 박재현은 들어온 사람을 확인하고서야 서둘러 손을 내밀어 고성은을 일으키려 했다. 하지만 기분이 불쾌해진 고성은은 그를 힘껏 밀쳐냈다. “무슨 뜻이야?” 그녀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 “이렇게 겁먹을 정도면 나 건드리지 마.” 고성은은 이를 악물며 말했고 눈빛에는 거부감으로 가득했다. 상황을 지켜보던 박지수가 서둘러 미술 도구를 내려놓고 다가왔다. “언니, 다쳤어요?” 그녀는 걱정스럽게 물었고 시선은 고성은의 부자연스러운 발목과 왼손을 받치고 있는 나무판에 머물렀다. “제가 방으로 모셔다드릴까요?” “고마워. 지수야.” 고성은은 고마운 마음에 목소리까지 상냥하게 변했다. 그녀는 박지수를 알고 있었다. 집안의 막내딸로 겨우 18살이지만 참 착하고 순했다. 박지수는 조심스럽게 고성은을 일으켜 자신에게 기대게 했다. 고성은은 한 발로 서서 박지수의 부축을 받으며 깡충깡충 계단을 향해 천천히 움직였다. “언니, 이렇게 뛰면 더 힘드실 텐데...” 박지수는 그녀를 부축하며 가볍게 말했다. “제가 남자였으면 무조건 언니를 안아서 위층으로 올라갔을 거예요. 그게 신사적인 거죠. 생각만 해도 로맨틱하지 않아요?” 말을 마친 그녀는 가만히 서 있는 사촌오빠 박재현를 싸늘하게 바라봤다. 그러자 박재현은 무의식적으로 따라가려 했다. 고성은은 등에도 눈이 달린 듯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가시 돋친 어조로 말했다. “신사적인 사람이 해야 로맨틱한 거지. 안 그래?” 그녀는 잠시 멈추고선 더욱 차가워진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저 냉혈한 같은 인간은 피하는 게 좋아.” 박재현의 표정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더는 이곳에 있을 수 없었던 그는 몸을 돌려 문밖으로 나갔다. ‘성질머리는 타고났다니까. 입은 왜 저렇게 독해.’ 그래도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전에는 고성은과 한 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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