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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오빠들, 선우야, 내 얘기 좀 들어줘요. 내가 그렇게 한 건 다 오빠들이랑 선우를 위해서였어요!” 심민주는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절박하게 말했다. “5년 전의 일은 확실히 내 잘못이었어요. 그때 내가 나쁜 남자한테 속아 오빠들이랑 선우의 마음을 다치게 한 건 정말 미안해요. 하지만 나 이제는 정말 달라졌어요. 진심이에요.” 그녀는 간절한 눈빛으로 심씨 가문의 세 형제와 유선우를 번갈아 보았다. 마치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모습으로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바라보았다. “오빠들이랑 선우가 나한테 얼마나 잘해줬는지 알아요. 내가 없는 동안 지유한테 잘해준 것도 결국 나 때문이잖아요? 나한테 반성하라고, 내 잘못을 깨닫고 다시 돌아오라고 그렇게 한 거잖아요. 지금 이 상황은 우리 모두가 원하던 결과가 아닌가요?” 심민주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유선우에게 다가갔다. “선우야, 이제부터 내가 잘할게. 예전의 일은 다 잊자, 응? 어차피 너 지유를 좋아한 적도 없잖아. 그냥 걔를 나의 대체품으로 생각했잖아.” 그리고 다시 세 오빠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오빠들, 나 여전히 오빠들의 예쁜 여동생이잖아요. 지유가 없어도 달라지는 게 없어요.” 심민주는 자신이 울며 고백하면 모두가 마음을 돌릴 거라 믿었다. 하지만 네 사람의 표정에는 조금의 동정도 없었고 그저 짙은 실망만 깔려 있었다. 심씨 가문과 유씨 가문은 오랜 세월을 함께한 집안이었고 젊은 세대들끼리도 친했다. 심민주는 성격이 세심해서 누가 뭘 좋아하는지 다 기억했고 늘 먼저 챙겼다. 게다가 선물 하나를 받아도 눈을 반짝이며 기뻐했기에 모두가 그녀를 아꼈다. 유선우가 처음으로 심민주에게 마음을 빼앗긴 건 그녀의 열두 번째 생일 파티에서였다. 그날 심민주가 하얀 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웨이터가 실수로 와인잔을 엎질렀었다. 하지만 그녀는 화내지 않고 도리어 그 웨이터를 다정하게 위로했다. 그 모습이 유선우에게 너무 예뻐 보였었고 그는 그날 이후 줄곧 심민주가 세상에서 가장 착한 사람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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