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대서양 건너에는 아침이 다가왔다.
뉴욕의 스카이라인은 아침 햇살에 눈부신 금빛과 붉은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초고층 펜트하우스에서 심초연은 벨벳 슬립 가운 차림으로 맨발로 통유리창 앞에 서서 센트럴 파크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집사는 조용히 다가와 아침 식사를 차려 놓았다.
트러플 스크램블 에그, 핸드드립 게이샤 커피, 그리고 항공 직송된 홋카이도 머스크멜론까지 모두 최상의 것들이었다.
이 시간이면 늘 서해문이 섬세하게 고른 선물을 들고 등장한다.
그는 오늘은 벨벳 케이스 하나를 내밀었다.
“어제 경매장에서 이걸 봤는데 너한테 잘 어울릴 것 같았어.”
안에는 최고급 브랜드의 아트 스폰서 한정판 만년필이 들어 있었다.
펜대엔 고딕 양식의 아치 문양과 다이아몬드가 별처럼 박혀 있는데 정교한 건축 선을 따라 별밤의 형상을 만들어낸다.
예전에는 금목걸이나 귀걸이엔 관심 없던 심초연도 이번엔 꽤 흥미롭게 만년필을 집어 들었다.
그녀는 한참을 바라보다가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었다.
“고마워요, 아빠. 좀 특별한 선물이네요.”
이건 지난 며칠 동안 심초연이 처음으로 건넨 선의였다.
서해문은 순간 얼어붙으면서 서서히 눈가가 촉촉해졌다.
그는 게이샤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무심한 척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초연아, 안색이 처음 돌아왔을 때보다 훨씬 좋아졌어. 우현이 말로는 회복도 잘 되고 있다고 하더구나.”
심초연은 스크램블 에그를 조용히 먹으며 낮은 소리로 대답했다.
“네.”
요 며칠 서해산은 심초연을 웃게 하려고 모든 수단을 다 동원했고 진우현도 자주 함께했다.
그들은 심초연과 함께 산책도 하고 조용히 건축 스케치를 그리기도 했다.
놀라운 건 진우현의 미술 실력이 심초연과 견줄 만큼 뛰어났다는 점이었다.
기태풍도, 기수천도 이제는 점점 머릿속에서 사라져갔고 건강검진 수치 역시 안정되어 가고 있었다.
이젠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할 때였다.
서해문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아빠도 나이가 있어서 회사 일을 누군가 도와주면 좋겠구나. 우리 집안과 어울리면서 능력 있는 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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