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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다시 이 익숙한 도시에 돌아오자 한서영의 마음은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그녀는 캐리어를 끌고 엄예진과 웃고 떠들며 공항 밖으로 걸어 나왔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엄예진이 부모님을 보고 멀리서 손을 흔들었다. 엄예진은 한서영을 부모님께 소개했고 두 분은 그녀에게 함께 집에 가자고 정성스레 권했다. 한서영은 세 사람이 오랜만에 다시 만나면 할 말이 끝없을 거라 생각했기에 방해하고 싶지 않아 부드럽게 사양했다. 잠시 인사를 나누고 헤어진 뒤, 그녀는 혼자 캐리어를 끌고 공항 밖으로 나왔다가 그제야 바깥에 굵은 비가 내리는 걸 알아차렸다. 길에는 차가 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차량 호출 앱을 켜서 부르려는 순간, 검은 차 한 대가 불쑥 그녀 앞에 멈춰 섰다. 한서영이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었을 때, 우산을 들고 다가오는 주석현이 눈에 들어왔다. 몇 달 만이었다. 그는 한결 말라 있었고 짙은 초록색 트렌치코트를 걸쳐 대나무처럼 마르고 단정해 보였다. 뜻밖의 등장에 한서영은 잠시 멈칫했다. 주석현은 곧장 그녀 앞에 서서, 그녀가 읽어내기 어려운 복잡한 기색을 눈에 띄우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랜만이네, 서영아. 잘 지냈어?” 한서영은 무의식적으로 몇 걸음 물러나 거리를 두었다. “그럭저럭.” 그 냉담한 태도는 주석현을 잠깐 실망하게 했지만 지금으로서는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둘은 이혼한 사이다. 그는 곧 마음을 다잡고 그녀의 캐리어를 보았다. “비가 너무 세다. 호텔까지 데려다줄게.” 앱 화면에는 이미 배차 완료 알림이 떠 있었다. 한서영은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이미 차 잡았어.” “그럼 우산이라도 가져가. 안 그러면 짐 다 젖어.” 그가 갑자기 이렇게까지 살뜰하게 구는 이유를 알 수 없어 한서영은 마음 한구석이 묘하게 불편해졌다. “네 도움 필요 없어. 우리 이제 서로 엮일 필요도 없어. 주 대표님도 그렇게 생각하죠?” 그 말은 바늘처럼 곧장 주석현의 가슴을 찔렀다. 그는 소매 속 손을 살짝 움켜쥐고 애써 웃음을 지었다. “이혼했다고,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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