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1화
하예원이 다시 물으려는 찰나 최도경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여섯 시.”
하예원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말했다.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해. 내가 해줄게.”
그러자 남자는 냉담하게 대답했다.
“아무거나.”
하예원이 더 말하기도 전에 최도경은 이미 전화를 끊었다.
그러자 하예원도 가슴속 큰 돌덩이를 내려놓은 것 같았다.
최도경이 화는 난 것 같았지만 이 일로 이혼하려는 생각은 없는 듯했다.
사실 이혼하려 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
결혼 법률상 이런 일은 부부간의 권리와 의무라고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부부간의 의무를 거부할 경우 상대방은 이혼을 요구할 수 있다.
하예원도 매번 거부하고 싶진 않았지만... 아직은 정말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
최도경은 그날 밤만 서재에서 잤을 뿐 그 이후로는 매일 침실로 돌아와 잠을 잤다.
다만 다시는 하예원을 건드리지 않았다.
평소 정말 필요하지 않은 이상 최도경은 하예원과 말 한마디, 심지어 한 글자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목욕마저도 다른 욕실로 가서 했다.
태도는 비록 냉담했지만 매일 꼬박꼬박 집에 돌아와 식사를 했다.
하예원이 전화를 걸면 최도경 또한 제때 받았다. 일이 있을 때면 몇 마디 했지만 일이 없으면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최도경의 이런 태도에도 하예원은 개의치 않았다. 당분간은 최도경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없기에 기분 나쁜 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한 달의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저녁, 하예원이 최도경에게 전화를 걸어 언제 집에 올 건지 묻자 최도경은 오늘 집에 가서 저녁을 먹지 않겠다고 했다.
하예원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얼마 전 일을 하나 맡게 된 하예원은 일주일 내내 바빴기에 집에 돌아가 식사할 시간이 없었다.
도원 그룹 대표이사인 최도경은 평소 워낙 바쁜 데다가 업무와 접대가 많아 저녁 식사하러 못 오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다만 그 이후로 최도경은 연속 며칠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지 않았다.
매일 밤 집에 돌아오긴 했지만 하루가 다르게 점점 더 늦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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