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5화
최도경은 손을 내밀지 않았다. 그는 짧게 시선을 주고는 낮은 목소리로 한마디를 흘렸다.
“응.”
전한별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침착하게 상자의 리본을 풀며 그를 향해 미소 지었다.
“도경 오빠, 이 넥타이 봐요. 매장에서 보자마자 오빠 생각이 났어요.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아서요. 한번 매 봐요, 분명 멋질 거예요.”
그녀가 포장을 풀고 다가서려는 찰나, 하예원이 한걸음 앞으로 나섰다.
“죄송해요, 전한별 씨. 그 넥타이는 제 남편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요.”
전한별은 마치 그제야 그녀를 본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하예원 씨 도경 오빠가 아직 뭐라 말도 안 했잖아요. 오빠 의견도 안 듣고 먼저 결정하는 건 좀... 예의가 없지 않아요?”
오늘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이가 그녀를 사모님이라 불렀다. 하지만 전한별만은 끝까지 하예원 씨라고 했다.
짧은 호칭 하나에도 의도된 도발이 묻어 있었다.
하예원은 담담히 웃었다.
“이 사람은 제 남편이에요. 그리고 이 연회의 주인도 나예요. 부부는 하나니까, 내 생각은 곧 그의 뜻이에요. 이상할 게 없죠.”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차분히 덧붙였다.
“전한별 씨가 결혼을 안 해봐서 모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결혼한 사람이라면 알아요. 유부남에게 이렇게 다가가는 건, 아무리 봐도 적절하지 않다는 걸요.”
단정한 말투였지만, 가시처럼 날이 서 있었다.
전한별의 표정이 굳어지고, 그녀는 손끝을 세게 쥐었다. 손바닥 속으로 손톱이 파고들었지만, 그 아픔마저 삼킨 듯 표정을 유지했다.
잠시 후, 눈가에 눈물을 맺은 전한별이 억울하다는 듯 최도경을 바라봤다.
“도경 오빠... 봐요, 나한테 이렇게 말해요.”
하예원이 그 시선을 가로질러 남편을 향했다.
“여보, 내가 틀렸어?”
그녀의 눈빛에는 이전보다 확실한 자신감이 담겨 있었다.
예전엔 전한별에게 억울하게 누명을 썼을 때조차 그가 그녀를 지켜줬다. 하물며 지금처럼 공식석상에서 굳이 자신을 부정할 이유는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그의 눈을 마주하자, 하예원의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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