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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그 만년필, 꽤 오래 쓴 거지?” 최도경이 짧게 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5년.” “그게 당신한테... 중요한 물건이야?” “그냥 익숙해서 계속 썼을 뿐이야.” 하예원은 말없이 그를 바라봤다. 그가 자기 의도를 모를 리 없었다. 그녀가 묻고 싶었던 건 결국, 그 펜을 준 사람이 중요한가였다. 최도경은 손에 든 만년필을 잠시 바라보다가 낮게 말했다. “하지만 이 펜도 너무 오래 썼. 이제 새 걸로 바꿀 때가 됐어.” 그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봤다. “펜 말고 다른 선물은?” “다른 선물이?” 하예원이 잠시 멈칫했다. 그때 최도경의 눈빛이 묘하게 짙어졌다. 심장이 갑자기 빠르게 뛰었다. 그녀는 그 눈빛에 담긴 뜻을 단번에 읽었다. 숨이 막혔다. 당황을 숨기려는 듯 하예원은 서둘러 다른 상자를 집어 들었다. “서연이도 당신한테 선물을 줬어. 뭐가 들었는지 같이 볼래?” 그건 노서연이 건넸던 상자였다. 돌아온 뒤로 열어볼 틈이 없었지만, 지금은 딱 좋은 구실이었다. 하예원은 포장을 풀었다. 리본이 느슨해지며 금빛 포장이 사르르 열렸다. 상자는 꽤 컸지만 무겁지 않았다. 무엇이 들었는지 감도 오지 않았다. 최도경의 시선이 그녀의 손끝을 따라 상자 안으로 옮겨갔다. 뚜껑이 열리는 순간, 하예원은 얼어붙었다. 그 안에는 간호사복, 메이드복, 토끼 의상 같은 옷들이 가지런히 담겨 있었다. ‘이게... 뭐야?’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달아올랐다. 하예원은 급히 옷들을 상자 안으로 밀어 넣으려 했지만, 손끝이 떨렸고 그 와중에 상자를 쳐서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마침내 선물 상자 안에 있던 것들이 모두 바닥에 떨어졌다. 숨이 멎었다. 바닥에 널린 물건들이 그대로 최도경의 시선에 들어왔다. 그는 천천히 몸을 숙여 토끼 귀 머리띠를 집어 들었다. “이건...” 그야말로 현실에서 사라지고 싶은 순간이었다. 하예원은 고개를 숙인 채 얼굴이 귀끝까지 달아올랐다. 최도경은 상황을 단번에 파악한 듯, 입꼬리를 아주 미세하게 올리며 낮고 단단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밤을 위해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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