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6화
남자의 입맞춤은 거칠고 뜨거웠다.
숨 쉴 틈조차 허락하지 않는 강한 압박이 느껴졌다.
오늘의 최도경은 평소와 달랐다.
그의 시선엔 제어할 수 없는 욕망이 번졌고, 하예원은 순식간에 그 열기에 삼켜졌다.
머리로는 거부해야 한다는 걸 알았지만, 몸이 먼저 기억하듯 반응했다.
준비되어 있다고 믿었는데, 막상 닥치자 심장이 빠르게 뛰고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이번엔 그가 멈추지 않았다. 입술이 더 깊어지고, 호흡이 얽혔다.
방 안엔 숨소리와 미묘한 온기만 남았다.
...
다음 날, 하예원은 휴대폰 진동에 눈을 떴다.
손끝으로 침대 머리맡을 더듬어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화면에는 낯선 번호가 떴다.
시계를 보자 눈이 커졌다.
“열두 시 이십 분?”
정오였다.
하예원은 놀라 몸을 일으켰다.
하얀 커튼 사이로 스며든 햇살이 방 안을 따뜻하게 채우고 있었다.
포근한 빛이 피부를 덮었지만, 어젯밤의 기억이 스치자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휴대폰은 몇 번을 울리다 끊겼고, 잠시 후 다시 진동이 울렸다.
하예원은 숨을 고르며 통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누구세요?”
짧은 정적 뒤, 낮고 쉰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 민지영이에요.”
순간, 잠이 확 달아났다.
“민지영 씨? 무슨 일이시죠?”
“오늘 오후면 세원시를 떠날 거예요. 그동안 절 너그럽게 봐주셔서 감사드려요. 떠나기 전에 인사드리고 싶었어요.”
“그렇군요. 그럼 잘 가요.”
전화를 끊으려는 찰나, 민지영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하예원 씨가 연주한《은빛 파도》, 정말 아름다웠어요. 제가 졌어요.”
하예원의 손이 순간 멈췄다.
“뭐라고요? 민지영 씨도《은빛 파도》를 쳤다고요?”
짧은 웃음이 흘렀다.
“하예원 씨, 그럼 이만.”
뚝—
신호음만 남았다.
하예원은 한동안 휴대폰을 쥔 채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때 다시 진동이 울렸다.
이번엔 노서연이었다.
“예원 언니! 혹시 내가 깨웠어요?”
“괜찮아. 이미 일어났어.”
노서연의 장난기 어린 목소리가 이어졌다.
“어제 밤 어땠어요? 불꽃놀이처럼 터졌어요? 아니면 조용히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