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3화
하예원이 책을 덮고 고개를 들었다.
“무슨 일이야? 윤희설 씨 상태... 많이 안 좋아?”
최도경은 외투를 벗으며 짧게 답했다.
“괜찮아.”
그 한마디로 대화는 끝났다.
더 말할 생각이 없다는 게 분명했다.
하예원은 잠시 그를 바라보다가 부드럽게 물었다.
“저녁은 먹었어?”
그제야 그는 식사 생각이 난 듯 잠시 멈췄다.
“아니.”
하예원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점심도 거르고 저녁도 안 먹었잖아. 이러다 또 위염 나.”
그녀는 그의 얼굴을 살피며 말을 이었다.
“당신은 씻고 와. 내가 죽이라도 끓일게.”
그 말 한마디에, 최도경의 눈빛에서 서서히 냉기가 풀렸다.
“응.”
짧은 대답이었지만, 목소리 끝에는 묘한 온기가 실려 있었다.
하예원은 조용히 방을 나섰다.
욕실 문이 열리기도 전에 전화벨이 울렸다.
그는 수건을 집어 들며 전화를 받았다.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
“찾았어?”
“윤희설 씨를 공격한 남자가 하룻밤 사이에 사라졌습니다. 움직임이 전혀 포착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여자를 노린 건 아닌 듯합니다. 아마도...”
고진형은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
“대표님을 겨냥한 겁니다. 윤희설 씨는 단지 그쪽의 수단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구나영 씨 말로는, 조금만 늦었으면 납치당할 뻔했다고 합니다.”
최도경은 거실의 유리창 앞에 섰다.
끝없이 이어진 밤하늘을 바라보며 오랫동안 말이 없었다.
고진형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대표님, 이 일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유리창에 비친 그의 얼굴은 차갑게 흔들렸다.
잠시 후 낮고 단단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사람 붙여. 24시간, 희설이 곁을 지켜.”
“네, 알겠습니다.”
...
하예원이 야식을 들고 올라왔을 때, 최도경은 막 샤워를 마친 참이었다.
허리에는 수건 하나만 두른 채, 젖은 머리카락 끝에서 물방울이 떨어져 단단한 어깨선을 따라 흘렀다.
비누 향이 은은하게 공기 속에 번졌다.
그동안 여러 번 이런 장면을 봤지만, 하예원의 뺨은 여전히 뜨겁게 달아올랐다.
머릿속엔 자꾸만 부끄러운 장면이 스쳐 갔다.
그녀는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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