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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화

하예원은 그가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자, 눈을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왜 그래?” “당신 기분이 별로인 것 같아.” 하예원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남편이 다쳐서 누워있는데 내가 기분 좋아해야 해?” “그 뜻이 아니란 걸 알잖아.” “사람은 누구나 기분 안 좋은 일을 겪게 마련이니까, 지나가면 괜찮아질 거야.” 하예원의 얼굴은 아주 담백했다. “입 벌려. 넘 오래 들고 있어서 손이 저리단 말이야.” 최도경의 깊은 눈빛이 한 치도 흐트러짐 없이 그녀의 얼굴에 머물렀다. 몇 초 후, 그는 마침내 입을 벌려 숟가락에 담긴 죽을 먹었다. 저녁 식사 후, 하예원은 의사를 불러 최도경의 몸 상태를 다시 한번 확인한 후에야 비로소 안심할 수 있었다. 잠들 무렵, 최도경이 갑자기 말했다. “샤워하고 싶어.” 하예원은 생각할 여지도 없이 바로 거절했다. “안 돼, 지금 당신 상태로는 아예 물을 다치는 건 무리야.” 샤워가 아니라, 침대에서 내려 걷기만 해도 상처가 벌어질 수 있었다. 최도경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샤워 안 하면 잘 수가 없어.” 평소 잠들기 전, 그는 매일 샤워하는 습관이 있었다. “정말 자지 못하겠으면 의사에게 안정제를 놔 달라고 할게.” 최도경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날 계속 자게 하지 않는 한, 내가 잠에서 깨어나기만 하면 무조건 샤워하겠다는 생각이 들 거야.” 이 남자는 정말 시중들기 까다로웠다. 하예원은 꽤 오랫동안 침묵한 다음에야 드디어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이러는 건 어때? 일단은 내가 당신 몸을 닦아주고 이제 조금 좋아지면 그때 다시 샤워하는 거야. 괜찮겠어?” 남자는 미간을 구기며 잠시 생각하더니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하예원은 사람을 돌본 경험이 별로 없었기에 그에게 밥을 먹이거나 몸을 닦아주거나를 막론하고 동작이 엄청 서툴렀다. 그의 상처를 건드릴까 봐 걱정한 하예원은 자신의 처지를 깊이 인식하며 조심스럽게 그를 피했다. 몸을 닦아주는 동안, 하예원은 저도 모르게 자신이 입원했던 그 시간들을 떠올렸다. 차 사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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