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9화
오늘 최도경은 손님과 약속이 있어서, 집에 저녁 먹으러 오지 않았다.
하예원은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책을 읽고 있었지만, 삼십여 분 동안 한 페이지도 넘기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글자가 비치고 있었지만, 머릿속에 떠오르고 있는 것은 모두 윤희설이 했던 그 말들이었다.
“펑.”
침실 문이 갑자기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소리를 냈다.
하예원은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가 침실로 걸어 들어오더니 곧바로 진한 알코올 냄새가 공기 속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남자는 문에 들어서자마자 이마에 깊은 주름을 잡으며 소파에 주저앉았다.
하예원은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서 내려 남자의 곁으로 걸어갔다.
“최도경, 술 마셨어?”
남자는 미간을 문지르며 어눌하게 대답했다.
최도경 같은 신분이라면, 자주 파티나 접대 자리에 참석하기 마련이다.
최도경은 술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았다. 술을 마신다고 해도 한두 모금 정도 마시는 것으로 적당하게 넘어가는 편이었다.
최도경의 현재 지위라면, 감히 그에게 술을 강요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예원은 그가 술에 취한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지금, 최도경은 온몸에 술 냄새가 진동했다. 비록 얼굴색은 평소처럼 아무런 파장 없이 담담했지만, 두 눈은 분명히 초점이 맞지 않았고, 항상 검고 깊었던 눈동자는 마치 얇은 안개가 한 벌 깔린 것 같았다.
남자의 그런 모습에 하예원은 그가 취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먼저 가서 샤워해.”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그를 향해 말했다.
“아래층에 내려가 해장국 끓여놓을게.”
“음.”
최도경은 매우 더디게 한마디를 뱉어냈다.
하예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십 분 후, 하예원이 해장국을 들고 다시 돌아올 때까지 최도경은 여전히 그 정장을 입고 있었으며 소파에 앉은 자세조차도 원래 그대로였다.
그는 샤워하러 가지 않았다.
하예원은 눈썹을 찌푸렸다.
‘대체 얼마나 취한 거야?’
해장국을 탁자 위에 놓은 후, 하예원은 그를 향해 말했다.
“먼저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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