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화
구나영은 하예원에게 말문이 막혀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바로 그때, 병실 문이 다시 두드려졌고 정장을 차려입은 냉정한 남자가 우아하게 걸어 들어왔다.
병실 안 풍경을 보고 최도경은 발걸음을 멈추며 무심하게 말했다.
“무슨 일이지?”
생각이 없는 윤수아와 달리 구나영은 훨씬 더 속셈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하예원을 한 번 쳐다보고 말했다.
“어제 자초지종을 듣고 난 후, 희설이는 하예원 씨에게 계속 마음이 불편했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제가 아무리 말려도 막무가내로 다친 다리를 이끌고 하예원 씨에게 사과하러 온 거예요. 그런데...”
구나영은 잠시 말을 멈추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하예원 씨는 아직 화가 풀리지 않으신 모양이에요.”
하예원은 윤희설이 사과를 받아주지 않으면 절대 일어나지 않겠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나직이 웃으며 말했다.
“윤희설 씨, 구나영 씨 말이 맞아요. 이 일은 당신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요. 굳이 잘못한 것도 없는데 제게 사과하실 필요 없잖아요.”
그녀는 윤희설이 갑자기 왜 자신의 병실까지 찾아와서 이런 연극을 펼치고 있는지 궁금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모든 게 최도경에게 잘 보이기 위한 쇼였던 것이다.
윤희설은 어색하게 웃으며 변명했다.
“그래도 수아는 제 사촌 동생이니까요. 저 때문에 하예원 씨에게 오해가 생겨서 계속 하예원 씨를 괴롭혔던 것 같아요. 여기에는 제 책임도 있는 거죠...”
하예원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을 받았다.
“정말 죄송한 마음이 있다면... 윤수아 씨 본인이 직접 와서 사과해야겠죠. 이제 미성년자도 아닌데 언제까지 젖먹이 아기처럼 떠받들어야 합니까? 윤희설 씨는 그저 사촌 언니일 뿐, 친엄마가 아니니 모든 일에 일일이 나설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요.”
윤희설의 얼굴에 감돌던 억지 미소가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눈을 내리깔았다. 그 모습은 마치 악녀에게 괴롭힘당한 불쌍한 새색시 같았다.
“하예원 씨 말씀이 맞아요, 명심하겠습니다.”
하예원은 다시 입을 열었다.
“윤희설 씨는 아직 다리가 불편하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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