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화
하예원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노서연은 그녀가 말하고 싶지 않아 하는 것을 눈치채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잠시 후 하예원은 노서연을 돌려보내 쉬게 했다.
해 질 녘, 하예원은 창밖으로 쏟아지는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휴대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다.
뚜, 뚜, 뚜...
전화는 잠시 신호가 가더니 이윽고 누군가 받았다.
남자의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에서 천천히 흘러나왔다. 성인 남성만이 풍길 수 있는 매력이 묻어 있었다.
그는 늘 그렇듯 간결하게 물었다.
“무슨 일이야?”
하예원은 휴대폰을 쥔 채 말했다.
“청기옥의 만두가 먹고 싶어. 이따 올 때 하나 사다 줄래?”
상대방은 잠시 말이 없었다. 그녀의 말에 꽤나 놀란 듯했다.
“나더러... 만두를 사 오라고?”
“뭐 잘못됐어?”
남자는 다시 한번 물었다.
“정말로, 내가 만두를 사다 주길 바라는 거야?”
“당신은 내 남편인데 저녁을 사다주는 게 그렇게 이상해?”
또다시 긴 침묵이 흘렀다.
그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하예원은 개의치 않은 듯 오히려 말했다.
“저녁 식사는 당신에게 맡길 테니까 늦지 않게 와줘. 그럼, 일 방해하지 않을게.”
말을 마친 하예원은 깔끔하게 전화를 끊었다.
최도경의 전화를 이렇게 단호하게 먼저 끊은 건 처음이었다.
...
저녁 7시가 훨씬 넘은 시각, 최도경이 도착했다.
그의 손에는 ‘청기옥 만두’ 포장 봉투가 들려 있었다.
향긋한 음식 냄새가 하예원의 텅 빈 속을 더욱 자극했다.
최도경은 침을 꿀꺽 삼키는 그녀를 바라보며 속마음을 감춘 채 무심하게 물었다.
“이 집 만두 좋아해?”
“어. 내 입에 잘 맞아.”
하예원은 봉투에서 음식을 꺼내며 말했다.
“저번에 교통사고로 퇴원했을 때 서연이가 이 만둣집에 데려갔었어. 내가 기억을 잃기 전에 이 집 만두를 좋아했다면서. 그런데 먹어보니 정말 맛있더라고.”
최도경은 묵묵히 그녀의 말을 들을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만두를 깨끗하게 비운 하예원은 비로소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제야 병실에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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