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화
하예원이 파악한 바로는 첫사랑이었던 윤희설을 제외하고는 최도경이 진심으로 마음을 준 여자는 거의 없었다.
그렇다면 최도경이 자신을 통해 바라보고 있었던 사람은 과연 누구였을까?
하예원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본능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윤희설 씨 말고도 다른 여자를 좋아했던 적 있어?”
최도경의 검은 눈동자는 마치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처럼 고요하고 차가웠지만 순간적으로 평정을 되찾았다.
그는 길게 드리워진 속눈썹 아래로 감정을 감춘 채 나지막이 되물었다.
“갑자기 왜 그런 걸 묻는 거지?”
하예원은 솔직하게 자신의 속내를 드러냈다.
“음, 적의 동태를 파악하려는 거지. 내 연적이 윤희설 씨 말고 또 누가 있는지 궁금해서.”
이미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이상, 하예원은 자신의 의도를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석 달 동안 그녀는 최도경이 자신을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따라서 그녀가 그런 질문을 던진 것은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최도경은 하예원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들고 있던 서류를 덮었다.
“씻고 와서 자야겠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굳은 표정으로 서재를 나섰다.
하예원은 제자리에 멈춰 선 채 차갑고 냉정한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왠지 모르게 최도경이 자신의 질문을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설마... 윤희설 말고도 좋아하는 여자가 정말 있는 건 아닐까?’
...
잠시 후, 샤워를 마친 최도경이 침실로 돌아왔다.
하예원은 침대에 누워 조용히 그의 모습을 기다리며 불안한 듯 심호흡을 했다.
며칠 전, 최도경이 침실로 돌아와 그녀에게 무심하게 던졌던 말들이 뇌리 속을 스쳐 지나갔다. 마치 두 사람이 그저 형식적으로만 부부 행세를 하는 관계는 아니라는 사실을 은연중에 암시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었다.
만약 그때 그를 거절하지 않았더라면 정말로 자신을 덮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그녀는 진심으로 최도경에게서 위험을 느꼈었다.
그 생각을 하자 하예원은 마음이 불안해졌다.
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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