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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그 정도로 내 마음을 얻고 싶은 거야?” “그럼. 그렇지 않다면 굳이 당신의 약속까지 써가면서 3개월이라는 시간을 벌 필요가 있었겠어?” 최도경의 검은 눈동자가 걷잡을 수 없이 깊어졌다. 마치 차가운 심연처럼 고요하고 어두웠다. “단지 내가 좋아서 이렇게까지 애쓰는 거야?” 하예원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선, 내가 이혼하고 나면 재혼녀가 되잖아. 재혼한 여자가 다시 혼인하기란 절대 쉬운 일이 아니지. 둘째, 우리 집안은 이미 몰락했으니 지금 내 신분으로는 당신보다 더 나은 남자를 만나는 건 불가능해. 사람이란 결국 이익을 좇는 법이잖아. 최씨 가문의 안주인으로 살면 호강할 수 있는데, 왜 굳이 밖에 나가서 고생을 사서 해?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예원은 남자의 깊이를 알 수 없는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예전에 죽기 살기로 매달리면서 이혼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은 단순히 돈 때문만은 아닐 거야.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했기 때문이겠지. 사랑도 얻고 돈도 지킬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 그러니 어떤 면에서 보나 당신과의 결혼을 이어가는 게 내겐 최선의 선택이야.” 최도경은 쉽게 속일 수 있는 남자가 아니었기에 하예원은 솔직하고 현실적으로 말했다. 최도경은 속을 알 수 없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내 마음속에 다른 여자가 있다고 해도?” 하예원의 눈이 순간적으로 흔들렸지만 곧 원래대로 돌아왔다. “만약 나와 이혼하고 싶지 않다면 그건 당신 마음 한구석에 나에 대한 감정이 남아있다는 뜻 아니겠어? 나는 앞으로 함께할 수십 년이 몇 년간의 첫사랑보다 결코 못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최도경은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냈다. 하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최도경은 하예원이 점심을 싸 오는 것을 굳이 막지 않았다. 그래서 하예원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도시락을 배달했다. 아침 식사는 두 사람 같이 집에서 먹기 때문에 밥을 갖다 줄 필요가 없었다. 대신 점심 식사는 하예원이 갖다 주었다. 처음 며칠 동안,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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