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화
대표님이 계속 안 돌아오시길래 제가 먼저 사모님 약을 갈아드렸어요... 최도경 씨가 돌아오셨으니 이제 부탁드릴게요.”
그 말을 끝으로 임 아주머니는 황급히 자리를 떴다.
사실 약을 바꾸는 걸 부탁한 사람은 하예원 본인이었다.
분명 하예연과 최도경은 명실상부한 부부 사이였지만 하예원이 기억을 잃은 이후로는 서로 선을 넘는 일은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하예원은 여전히 이 남자 앞에서 옷을 벗고 알몸을 드러내는 게 익숙하지 않았다.
최도경은 정장을 벗고 욕실로 가 손을 씻었다.
그러고는 소독 티슈로 손을 한 번 더 닦고는 하예원의 상처에 직접 약을 바르기 시작했다.
최도경의 손가락은 길고 단정했으며 마디마디가 뚜렷했다.
차가운 손끝이 하예원의 피부에 닿는 순간, 하예원은 몸을 살짝 움찔했다.
최도경은 그 반응을 느낀 듯 동작을 멈추며 물었다.
“아파?”
하예원은 긴 속눈썹을 살짝 떨며 나지막하게 대답했다.
“괜찮아.”
애써 담담한 척했지만 점점 달아오르는 얼굴이 하예원의 심정을 죄다 드러내고 있었다.
최도경은 감정에 둔하고 눈치가 없는 남자가 아니었다.
하예원의 흔들리는 눈빛과 붉어진 뺨을 보자 최도경의 눈빛이 조금 더 깊어졌고 얇고 보기 좋은 입꼬리는 미세하게 올라갔다.
“부끄러워할 거 없어. 기억 잃기 전에는 네가 자주 일부러 다치고 날 불러서 약을 바르게 했거든. 게다가...”
최도경의 시선이 거리낌 없이 하예원의 몸 위를 훑었고 목소리는 한결같이 담담했다.
“결혼 3년 차인데 네 알몸을 내가 뭐 처음 봤겠어?”
그 말을 끝으로 최도경은 더는 아무 말도 없이 약 바르기에 다시 집중했다.
최도경의 손놀림은 차분했고 약 바르는 외에 불필요한 접촉도 없었다.
최도경의 눈빛 또한 어두운 연못 속 맑은 샘물처럼 맑고 투명해서 전혀 불쾌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약을 덜어내고 바르는 최도경의 모습은 진지하고 섬세했다.
최도경은 말 그대로 눈부신 외모를 가진 남자였다.
조각 같은 이목구비, 그윽한 눈매, 남자 모델 뺨치는 피지컬에 자연스럽게 풍기는 고급스러운 분위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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