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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그 질문은 하예원이 예전에 최도경한테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때도 최도경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대답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나 다 먹었어. 이제 나가도 돼.” “아직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잖아.” 최도경의 표정은 변함없었다. “이제 나가봐도 돼.” 하예원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고 눈동자에는 장난기가 살짝 스쳤다. “최도경, 그 질문에 정면으로 대답하지 못하는 걸 보니까 대답할 수 없는 거야, 아니면... 감추고 싶은 비밀이라도 있는 거야?” 그런 유치한 도발을 알아챌 리 없는 최도경이 입술을 가볍게 열어 한마디 툭 내뱉었다. “거 참 유치하군.” “최도경...” 하지만 최도경은 다시 서류를 집어 들고 아예 하예원을 무시해 버렸다. 하예원도 더 이상 끈질기게 물어보지 않고 조용히 도시락을 정리한 뒤 자리를 떠났다. 오후 네 시 반, 최도경의 휴대폰이 울렸다. 전화 너머로 부드럽고 나긋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몇 시쯤 집에 와? 임 아주머니한테 저녁을 준비하라고 할게.” 몇 초간의 정적이 흐른 뒤 매력 있는 최도경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섯 시 반.” “알았어.” 하예원은 상냥하게 웃으며 말했다. “기다릴게.” ... 그날 이후로 두 사람의 분위기는 조금씩 부드러워졌다. 서로 아무 말은 안 했지만 과거의 일들을 애써 꺼내지 않기로 자연스럽게 합의한 듯 보였다. 어차피 이 결혼은 하예원이든 최도경이든 각자 계속할 이유가 있었기에 지나간 일은 그저 지나간 대로 두는 수밖에 없었다. 며칠이 더 지나자 하예원의 손도 완전히 회복되자 하예원은 곧바로 다시 업무에 복귀했다. 이번에는 별다른 문제도 없이 괜찮아 보이는 계약들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고 하예원의 사업도 서서히 정상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모든 게 천천히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했다. ... 초가을 밤바람은 부드럽고 시원했다. 하예원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방으로 들어온 후, 곧바로 욕실로 향했다. 오늘 하예원은 업무가 많아 평소보다 좀 늦게 귀가했다. 벽시계를 흘끗 보니 어느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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