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4장 알레르기
우리와 낚시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공신욱은 역시 말을 아주 틈 없이 했다.
어찌 됐든 우리한테 프로젝트에 문제가 없을 테니 걱정하지 말고 협력하라는 거였고, 위에서 보조금도 준다는 거였다.
물론 그 돈은 당연히 무조건 강씨 가문과 배지훈한테 주는 거였다.
낚시하러 온 게 아니었기에 그들은 당연히 물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오히려 초보인 내가 대어를 몇 개나 잡았다.
공신욱은 나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았다.
"사모님 초보가 아닌 것 같은데요? 대단해요."
나는 계속 억지 미소를 지었고 겉으로는 친절한 척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내 아빠를 죽인 범인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그들을 당장이라도 바다에 던지고 싶었다.
저녁에 물고기를 먹으면서 그들은 서로 술을 마셨고 나는 계속 주스를 마셨다.
협력을 성사했으니 더는 무슨 짓 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나와 배지훈한테 또 약을 탔다.
밥을 먹으면서 나는 흐리멍덩한 느낌이 들었다.
방이 더워서 그런 줄 알았지만 배지훈이 내 손을 꽉 잡자 이상함을 느꼈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일어나 화장실에 가겠다고 했고 바로 강유나한테 전화했다.
내가 말하기도 전에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강우현이 너희한테 약 탈 거야, 또 그러네, 나한테 지금 오라고 했으니까 일단 가만있어."
"알겠어, 나 화장실에 있어, 빨리 와."
그 순간 나는 왜인지 강유나가 믿음직스러웠다.
전화를 끊고 나는 화장실에서 한참 더 있었다. 내가 말라서인지 아니면 신진대사가 빨라서인지 거의 정신을 차렸다.
방으로 돌아오자 마침 강유나도 있는 걸 보았다.
"여기 너한테 맡길게, 괜찮지?"
내가 흐리멍덩해서 테이블에 엎드려 있자 강우현은 바로 일어나 공신욱과 같이 떠나려고 했고 강유나가 바로 답했다.
"아빠, 걱정 마세요."
"내 사람들이 바로 올 거니까 이번에는 문제없을 거예요."
나중에 강우현이 뭐라고 했는지 듣지 못했고 그저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문이 닫히자 강유나는 얼른 와서 나를 흔들었다.
"하연아, 괜찮아?"
"응."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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