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9장 나랑 안 친하잖아

원래 다음 주에야 낙태하려고 했기에 지금 해명하는 것도 좋은 기회였다. 나는 성문걸한테 연락해서 먼저 수술을 취소하고 비밀리에 예약해달라고 했다. 성문걸의 목소리는 동의하지 않는 것 같았다. "하연 씨, 몸 상태를 잘 알아야 해요, 더 미루면 안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이미 산부인과 주임과 상의했어요, 우리 둘이 같이 수술할 겁니다, 걱정 마세요." "하지만 지금 배성 그룹에서 이 아이와 해명하기..." 나는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나의 주치의였지만 내 친구이기도 했다. 성문걸은 멈칫하고 말했다. "알겠어요, 시간은 그래도 해요, 기록은 안 남을 겁니다, 그렇게 해요." 뚜뚜뚜~ 그는 화가 난 것 같았다. 나처럼 말을 안 듣는 환자를 만났으니 화낼 만도 했다. 하지만 나도 정말 방법이 없었다. 배성 그룹을 이대로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기자회견은 아주 빨리 준비되었다. 어르신이 배지훈한테 뭐라고 말했는지 그가 동의했다. 하지만 요 이틀 민여정은 계속 의기소침했고 매번 내가 올라갈 때면 그녀는 계속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 이미 모든 걸 알게 되었기에 더는 가식 떨 필요도 없어서 나는 그녀를 못 본 척했다. 아마 어르신이 말했는지 배지훈도 그녀한테 그렇게 잘해주지 않았다. 내가 배지훈한테 기자회견 절차를 확인하려고 가는데 민여정이 울면서 뛰쳐나가는 거였다. 배지훈이 쫓아가려 했는데 나를 보더니 걸음을 멈췄다. "무슨 일이야?" "기자회견 절차." 나는 아무런 감정 없이 그를 사무실로 잡아당겨 그와 절차를 확인했고 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나를 바라보았다. "너 전에는 이렇게 싸늘하지 않았잖아." "나랑 안 친하잖아." 나는 그저 서류를 볼 뿐 그를 보지 않았다. 나는 애써 괜찮은 척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짜증 나 미칠 것 같았다. 내가 싫증 나듯 펜을 돌리는 걸 보자 그는 무의식적으로 내 손에 있는 펜을 빼앗았다. "펜 돌리면 사고에 영향 준다고 몇 번이나 말했잖아, 너..." 내가 머리를 들었고 당황해하는 그와 눈을 마주쳤다. 그는 손에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