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0장 미쳤어

기자회견 당일, 나와 배지훈은 두 마리오네트처럼 원래의 계획대로 진행했다. 모든 기자들의 질문도 진작에 준비한 거였기에 우리 둘은 술술 답했다. 게다가 나한테 초음파 진단서가 있었기에 내 뱃속에 정말 아이가 있다는 걸 증명할 수 있었다. 많은 기자들이 배씨 가문에서 모셔 왔고 사이도 좋았기에 당연히 우리를 난감하게 하지 않았다. 질문들도 모두 아주 쉬웠고 무영성에 관한 일들도 있었다. 배지훈이 머리에 문제가 생겼어도 기억력이 좋았기에 몇 번 보자 바로 모든 답을 외웠다. 나는 그저 옆에서 미소만 지었는데 없어도 되는 존재 같았다. 하지만 아이가 내 뱃속에 있으니 하는 수 없이 현장에 있어야 했다. 이번 기자회견의 영향력을 장담하기 위해 많은 기자들이 라이브방송도 켰었다. 화면에서 네티즌들이 보내는 축복을 보면서 나의 마음속에는 쓸쓸함만 남았다. 가짜 행복이라 축복을 받아도 그렇게 기쁘지 않았다. 갑자기 한 기자가 맨 앞까지 뛰어오더니 마이크를 높이 들고 물었다. "사모님, 인터넷에서 룸메이트에 관해 떠도는 소문들이 모두 가짜입니까?" "죄송하지만 인터넷에 소문이 너무 많아서요, 과반수는 가짜입니다." 그녀가 주는 느낌이 별로 좋지 않아서 나는 그녀와 더 말하고 싶지 않았다. 한 사람이 침입하자 다른 기자들도 바로 협상하지 않은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대표님이 대학교 시절 여자 친구가 사모님뿐이에요? 아니면 겉으로는 사모님뿐인 거예요?" "사모님, 대표님이 전에 여자 친구가 그렇게 많았는데 정말 상관없어요?" "전에 대표님 애인이 사모님을 납치했는데, 원망스럽지 않아요? 왜 아이를 낳아주는 거예요?" "배지훈 씨, 정말 와이프 사랑해요? 아니면 우리한테 쇼하는 거예요?" 나는 어떤 기자들은 그저 맞장구를 치는 거지만, 어떤 사람들은 아주 정곡을 찔러 질문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배진호가 그동안 회사에서 일이 잘 풀리지 않았던 게 생각나자 나는 낯빛이 안 좋아졌다. 배지훈은 당연히 지금은 나와 다정한 부부인 척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바로 얼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