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1장 유산
내가 병원에 실려 왔을 때, 나는 멍해 있었다.
손으로 아래를 만져보니 역시나 피가 가득했다.
'하지만 왜 하나도 안 아프지? 왜 아무 느낌도 없지?'
간호사는 계속 나한테 안심하고 심호흡하라고 했다.
'하지만 내가 걱정하지도 않는데, 왜 안심하라는 거지?'
무뚝뚝한 성문걸의 얼굴이 나타나서야 나는 내가 울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성 선생님, 제 아이..."
"수술은 저랑 주임님이 같이 해요, 작은 수술이니까 걱정 마세요."
"수지가 몸보신하는 탕을 준비해으니까 수술하고 나면 바로 마실 수 있어요, 자고 나면..."
그는 의료진들과 같이 침대를 밀고 갔다.
나는 그가 입을 오므리고 있는 걸 보았는데, 그가 이렇게 긴장하는 걸 처음 본 것 같았다.
아마 내 시선을 느꼈는지 그는 고개를 숙였고 이번에는 독하게 말하지 않았다.
"걱정 마세요."
나는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
"수지한테 오지 말라고 하세요."
배지훈은 대학교 시절 그녀의 첫사랑이었고 그녀가 원해도 얻지 못하는 존재였다.
나는 그녀가 입으로는 배지훈을 싫어한다고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나처럼 대학교 시절의 배지훈을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만약 배지훈이 이런 모습이 된 걸 알면, 사랑에 실망하는 거 아니야?'
그녀가 불쌍해서인지, 내가 불쌍해서인지 눈물이 뚝뚝 흘렀다.
결국 마취가 되어 나는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뱃속에 아이가 없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아주 미묘한 느낌이었다.
분명히 배가 평평했지만 그때 나는 뱃속에 아이가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배가 평평하지만 나는 어린 생명을 잃어버렸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하연아!"
성수지와 구연서의 얼굴이 눈앞에 나타났고 똑같이 눈이 새빨개져 있었다.
나는 겨우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왜..."
목소리가 종을 치는 것처럼 너무 듣기 싫어서 나는 얼른 입을 다물었다.
성수지는 울음을 터뜨렸다.
"젠장, 배지훈 이 멍청이, 어떻게 이럴 수 있어?"
"그 사람이 왜 걔를 때려죽이지 않았대? 완전히 바보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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