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2장 명의상의 와이프
문현수는 공사장에서 뛰어왔는지 작업복을 입고 있었고 얼굴에 먼지도 가득했고 숨도 헐떡였다.
하지만 그는 그런 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배지훈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 되긴? 민여정 때문이잖아!"
구연수는 분노에 차서 주먹을 꽉 쥐었다.
"배지훈이 아무리 혼란스럽다고 해도, 아무것도 기억 못 하진 않을 거 아니야?"
"그리고 그 민여정도, 지금 상황을 뻔히 아는데 어떻게 감히 그런 짓을 벌여?"
그녀와 성수지가 서로 민여정을 욕하기 시작했고 나는 눈을 감았다.
민여정이 어쩌면 대학교 때부터 배지훈을 좋아했었고 어쩌면 그래서 나를 미워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순간 매번 내가 그녀한테 점심을 사줬을 때, 그녀가 먹기 싫다고, 배가 부르다면서 핑계를 댈 때, 그녀의 눈빛에는 원망이 가득했던 게 떠올랐다.
나는 그때는 그녀가 자신이 능력이 없어서, 아니면 자신의 신분을 원망한다고 생각도 했었지만 나를 원망할 거라는 생각은 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아마 내가 돈으로 자기를 모욕했다고 느꼈을 수 있었고 어쩌면 내가 버리는 물건을 자기한테 줬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었다.
그 원한이 조금씩 모여서 나를 찌르는 날카로운 칼이 된 거였다.
나는 순간 그녀가 왜 그러는지 이해가 되었다.
그냥 잠깐만 행복하다고 해도 그녀는 좋았다.
그녀가 배씨 가문에서 나한테 내가 사랑을 받고 자랐다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았다.
그녀는 내 부모님이 비참하게 돌아가신 걸 보지 못했고, 내가 배지훈과 결혼해서 그간 당한 고통을 보지 못했고 심지어는 배지훈의 그녀를 위해 회사에서 내 체면을 깎아내릴 때의 모습도 무시해 버렸다.
그녀는 내가 쌤통이라고 생각했고 모두 내 업보라고 생각했다.
성수지와 구연서는 아직도 민여정과 배지훈을 욕했지만 나는 잘 들리지 않았다.
성문걸은 두 사람이 너무 시끄러워, 두 사람더러 나한테 먹을 것과 일용품을 사 오라고 했다.
마지막에 병실에는 나와 문현수만 남았다.
그는 침대 옆에 앉아 한참 말하지 않으며 주사를 맞고 있는 내 손만 바라보았다.
"선배..."
"아파?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