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1장 너한테 빚진 거 없어
민여정은 나를 데리고 병원 벤치에 앉았다.
그녀는 바로 위에 앉았고 옆에 있는 자리를 두드리며 말했다.
"앉아."
나는 그저 제일 끝에 앉았고 전혀 그녀의 기운을 몸에 묻히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머리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강하연, 너 정말 괘씸해, 가발을 하고 있어도 이렇게 예쁘잖아."
그녀가 갑자기 이상한 말을 해서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그녀는 내 대답이 필요 없는지 오히려 하늘을 바라보았다.
"대학교 개강하던 날도 이런 날씨였어, 날이 흐렸는데 아주 편안했지."
"강하연, 내가 전교에서 배지훈을 제일 먼저 봤어, 전교에서 제일 먼저라고, 아무도 나보다 먼저 그를 알지 못했어."
그녀의 목소리는 흥분한 것 같았지만 눈가가 촉촉하기도 했다.
전에 숙소에서 그녀가 룸메이트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기에 나는 그녀의 상황을 잘 알지 못했다.
그저 그녀의 집안 조건이 좋지 않아, 학자금대출을 신청했고, 장학금도 받아야 했기에, 개강하자마자 선생님한테 일하는 신청서를 썼었다.
하지만 나는 그녀가 배지훈과 같은 기차를 타고 학교에 왔을 줄 생각도 못 했다.
배지훈은 아마 자신이 가방을 가득 들고 있는 여자애를 도와줬는데, 그 여자애가 그를 사랑하게 됐다는 걸 기억하지 못했다.
"우리 둘이 정말 인연이 있어, 우리 집안도 비슷하고, 학교 식당에서 같이 일하고, 같이 과외 선생님도 했었어."
"지훈이는 항상 낙관적이고 해맑고, 멋있고 매력 있어. 그런 상황이었어도 여전히 귀티가 흘렀어, 난 계속 우리가 같은 줄 알았어."
그녀의 말투는 갑자기 음침하게 변하더니 나를 표독하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네가 나타나고 모든 게 변했어."
사실 나도 배지훈을 한 눈에 마음에 들어 했고 아빠한테 후원해 주라고 했다.
하지만 아빠는 민여정도 똑같이 후원해주었다.
우리가 같은 숙소였기에 나는 당연히 그녀를 도와주었다.
하지만 그녀는 내가 자기를 챙겨준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했었다.
"같은 숙소인데, 왜 너는 화장품을 몇백만 원 하는 걸 쓰는 건데?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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