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07화
"하지만 가뭄 때나 특별히 무덥고 폭염이 심한 날에는, 마른 모종에 물을 주지 말아야 해. 모종이 단번에 죽을 수도 있어."
신세희는 구덩이를 파면서 두 소년에게 설명해 주었다. 그녀의 표정은 차분하면서도 진지했다. 자랑이 아닌, 그냥 땅을 소중히 여기고 있는 사람에게 열심히 설명하는 자세였다.
두 소년은 또다시 신세희에게 감복하였다. 그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마음속으로 이런 여자야말로 진짜로 아름다운 미인이라고 생각했다.
"누나, 어쩜 땅을 그렇게 잘 알아요? 마치… "
소년은 흠모의 눈길로 바라보며 부끄러워서 말을 잇지 못했다.
"농사꾼같이?"
신세희가 웃으며 물었다.
"누나가 어떻게 농사꾼일 수 있겠어요?"
소년은 멋쩍게 웃었다.
"맞아, 농사꾼."
"……."
"난 어릴 때 산에서 태어났는데 아빠는 절름발이셨고 몸도 별로 안 좋으셔서 엄마 혼자서 농사일하셨어. 그래서 대여섯 살쯤 될 때부터 엄마 뒤를 따라다니면서 일을 배웠거든. 엄마가 구덩이를 파시면 나는 뒤에서 씨앗을 뿌리고 흙을 덮으며 말이야..."
신세희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열 살이 되서는 스스로 구덩이를 팔 수 있게 되었지. 난 낫을 쓸 줄도 알아. 그땐 낫으로 밀을 베었었어. 아주 어렸을 때부터 찐빵도 손수 만들어 먹었거든."
두 소년은 그저 멍하니 듣고만 있었다. 그뿐 아니라 멀지 않은 곳 큰 나무 밑에 숨어 있는 서 씨 어르신도 마찬가지였다. 신세희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조용한 이곳에선 아주 멀리까지 전해져갔다. 차 안에 앉아 있던 어르신은 눈물을 펑펑 쏟았다.
'이렇게 오랫동안 난 무슨 생각을 한 거야? 왜 난 항상 이 아이를 상류사회의 종양이라고 생각하였던 걸까? 이렇게 본분을 잘 지고 너무 비굴하지도 오만하지도 않고 착실하게 사는 애를... 네댓살 살부터 엄마를 도와 농사일을 하고 열 살쯤부터는 스스로 밀을 베어 찐빵도 만들고 한 애를... 난 어찌하여 저 착한 애가 그렇게나 눈에 거슬려 여태껏 악담만 퍼부어왔는지... '
신세희가 두 소년에게 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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