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77화
“꼬마, 넌 왜 왔어? 날 감시하려고”
서시언은 약간 짜증이 났다.
줄곧 예쁘고 사랑스럽기만 하던 이 아이가 빌런이 될 줄이야!
그는 자신의 처지가 애처롭게 느껴졌다.
서른살이 넘어서 겨우 결혼상대를 만났고 모두의 응원과 지지를 받는 상황에 이 어린 녀석이 걸림돌이 될 줄은 몰랐다.
서시언은 지금이라도 아이의 엉덩이를 찰싹 때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매를 들기엔 서시언 자신도 손이 떨어지지 않았다.
“말해. 뭐 맛있는 거 먹고 싶어서 왔어? 아니면 어디 놀러가고 싶은 곳 있어? 삼촌 오늘 데이트 있었는데 취소하고 특별히 너랑 놀아줄게.”
서시언이 말했다.
“삼촌, 나 좋은 소식 있어.”
신유리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그래! 어서 말해.”
“이제 유미 이모랑 사귀라고 강요하지 않을게.”
“그래! 유리 착하지. 좋은 소식 맞네. 그러면 오늘 같이 밥 먹으러 갈 때 가희 언니도….”
“그런데 나쁜 소식도 있어.”
신유리는 매몰차게 서시언의 말을 끊었다.
“난 더 이상 삼촌한테 유미 이모랑 사귀라고 하지 않을 테니까 삼촌은 최가희랑 헤어진다고 약속해 줘. 그러니까 거래를 하는 거지. 어때?”
서시언은 물론이고 옆에 있던 엄선우도 황당해서 말이 안 나왔다.
그는 서시언에게 깊은 동정심을 느꼈다.
‘서 대표님, 힘들어도 버텨야 해요. 이 나이에 결혼도 못해봤는데 조카딸 때문에 뒷목 잡고 쓰러지면 안 돼요.’
서시언은 너무 화가 나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삼촌, 유미 이모랑 엄마 많이 닮지 않았어?”
서시언은 아이를 품에 안으며 말했다.
“네 마음은 알겠어. 유리야, 나랑 어디 좀 같이 갈까?”
신유리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엄 비서님은 일단 돌아가세요.”
서시언이 엄선우에게 말했다.
“네, 서 대표님.”
엄선우가 떠난 뒤, 서시언은 신속히 업무를 처리하고는 신유리를 데리고 회사를 나섰다.
나가는 길에 그는 최가희에게 전화를 해서 말했다.
“미안해, 가희야. 오늘 데이트 못 할 것 같아.”
최가희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
“괜찮아요,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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