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1화
“하하하, 하하하...”
신유리는 부모님 사이에서 배꼽이 빠져라 웃어댔다. 세 사람의 웃음소리에 옆 병실에 있던 조의찬이 깜짝 놀라 두 눈을 번쩍 떴다.
눈을 뜨자마자 그의 눈에 들어온 건 눈처럼 하얀 천장이었고 주변을 둘러봐도 온통 하얀 벽이었다. 게다가 그가 덮고 있는 이불마저 하얀색이었다.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이 갑자기 덮쳐왔고 그 순간 조의찬은 호흡이 멈춘 것만 같았다.
호흡이 멈췄다고?
그는 조용히 옆 병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누군가의 아주 맑고 앳된 목소리였다.
“아빠, 엄마, 우리 언제 집에 가요? 저... 유치원 친구들이 보고 싶단 말이에요. 벌써 3일이나 유치원에 못 갔어요, 아빠.”
신유리가 부소경의 배를 베고 편안한 얼굴로 묻자 부소경이 온화한 말투로 대답했다.
“음... 사실 여기도 유리 집이야. 유리 외증조할아버지랑 할머니, 그리고 할머니 친척들이 다 여기 계시잖아. 그러니까 여기도 유리 집이랑 마찬가지야.”
그 말을 들은 순간 조의찬은 머리가 윙 했다.
‘유리 할머니라면 내 외숙모잖아? 외숙모는 이미 죽었는데? 게다가 외숙모랑 외숙모의 부모, 그리고 언니까지 다 한 곳에 묻혀있잖아. 설마 나 지금 무덤 속에 있는 거야? 그리고 내가 목숨 걸고 살린 조카딸도...’
끝없는 아픔이 그의 마음을 덮쳤다.
옆 병실의 대화는 여전히 계속되었다. 신유리는 마치 어른처럼 땅이 꺼져라 한숨을 푹 내쉬더니 엄청 중요한 결정이라도 내린 듯 진지하게 말했다.
“알았어요! 사실 친구들이 엄청 보고 싶은 건 아니에요. 아빠가 그러셨잖아요. 사람은 언젠가는 헤어지게 된다고. 엄마 아빠랑 함께 있을 수만 있다면 유리는 어디 있어도 행복해요. 평생 친구들을 만나지 못한다고 해도 괜찮아요. 언젠가는 꼭 만날 거라고 생각해요.”
딸의 서글픈 목소리에 부소경이 피식 웃었다. 평소 부소경이 웃는 모습을 거의 볼 수가 없었다. 특히 가성섬에 오고 나서 연속 이틀 어머니에 대한 그 어떤 소식도 찾지 못해 무척이나 초조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딸의 천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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