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9화
배유현은 윤채원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 결코 순수하지 않다는 사실을 직면했다.
그녀를 품고 싶은 마음, 그 욕망은 이제 숨길 이유조차 없었다.
하지만 오늘 밤, 그가 룸에 들어간 이유는 단지 윤채원 때문이었다.
그런데 몇몇 남자가 성다희를 비하하는 말을 쏟아내는 순간, 그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자신이 떠난 뒤 그들이 무슨 말을 할지, 윤채원이 혹시 그 얘기를 듣게 될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그가 윤채원에게 순수하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예전에는 자신이 언젠가 쓰레기 같은 남자라는 말과 연결될 줄은 상상조차 못 했다.
같은 시각, 그의 머릿속에는 두 여자의 얼굴이 번갈아 스쳤다.
하지만 누가 뭐라 해도 성다희를 조롱하는 말을 듣고도 아무렇지 않게 있을 순 없었다.
오늘 밤 윤채원이 눈앞에 있었다 해도 그는 똑같이 주먹을 날렸을 것이다.
그녀를 좋아하든 아니든, 그건 그의 마음의 문제였지 그들의 농담거리가 아니었다.
밤은 이미 깊었다.
배유현은 창가 옆에 놓인 소파에 홀로 앉아 있었다.
몸에 남아 있던 술기운은 이미 사라졌고 거실은 불을 켜지 않아 어두컴컴했다.
그의 눈빛은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이 깊었다.
배유현은 몸을 일으켜 쓰레기통 안에 버려진 택배 박스를 꺼냈다.
손바닥만 한 박스 안에는 파란 왕관이 스펀지에 감싸져 있었다.
작은 다이아몬드가 박힌 왕관은 어둠 속에서도 은은하게 빛났다.
백화점 직원은 그것이 평안을 의미하는 건강석이 박힌 특별한 왕관이라 설명했었다.
왕관은 파란색이라 더욱 빛나고 아름다웠다.
그는 윤채원의 마음을 이해했다.
그리고 몇 주간 지나치게 황당한 행동을 했던 자신을 돌아봤다.
오늘 밤일이 아니었다면 그는 아마 계속 그런 행동을 했을 것이다.
그 후 윤채원과 배유현은 다시 마주치지 않았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배유현은 가끔 강지훈을 데리러 학교에 갔을 때만 윤아린을 본 적 있지만 그저 멀리서만 바라볼 뿐이었다.
그날 아침, 그는 강지훈을 학교에 데려다주면서 차량용 수납함에서 수입 젤리 두 통을 꺼내주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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