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5화
속눈썹은 짙고 촘촘히 모여 마치 나비의 날갯짓처럼 가늘게 떨렸다.
배유현은 성가신 셔츠를 벗어 던지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그의 동작은 결코 부드럽지 않았다. 마지막 단추는 채 풀리기도 전에 뜯겨 나가듯 떨어져 나가 바닥에 툭 튕겨졌다.
셔츠를 아무렇게나 내던진 그는 한 손으로 침대를 짚은 채, 다른 손으로 침대 머리맡의 서랍을 더듬었다.
무엇인가를 찾고 있는 듯 손끝은 서랍 안을 집요하게 헤집었지만 찾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의 인내심은 서서히 바닥을 드러냈고 결국 그제야 그녀를 놓아주었다.
윤채원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심장이 목까지 치솟는 듯 요동쳤고 방금 전의 격한 키스에 숨결은 완전히 흐트러져 있었다.
촉촉하게 물든 그녀의 입술은 침대 머리맡의 조명 아래에서 은은히 반짝였다. 마치 아까 거실에서 배유현이 먹었던 딸기처럼 달콤하면서도 아릿한 맛이 혀끝에 남아 있을 것 같은 모습이었다.
긴 흑발은 연분홍빛 베갯잇 위에 흐드러져 있었고 몇 가닥의 머리카락이 도자기처럼 희고 맑은 그녀의 뺨에 살며시 들러붙어 있었다.
하지만 배유현은 결국 서랍에서 자기가 찾던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윤채원은 손가락을 조심스럽게 움켜쥐었다.
그녀의 손바닥 안엔 여전히 그 사진이 쥐어져 있었다.
배유현은 그녀를 바라보며 두 손가락으로 그녀의 뺨을 가볍게 집었지만 살집 없는 볼엔 차가운 감촉만이 느껴졌다.
“집에 없어요?”
그가 묻는 것이 무엇인지 윤채원은 이미 알고 있었다.
“다 썼어요.”
그녀는 조용히 대답했다.
그 말을 들은 배유현의 눈빛이 깊고 어두워졌다.
그는 잠시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다 혀끝으로 이를 밀며 낮게 말했다.
“당신네 부부, 꽤 많이 썼나 보네요.”
그 말에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변명할 수 없었고 그럴 이유도 없었다.
배유현은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윤채원을 내려다보았다.
붉게 물든 눈매, 살짝 벌어진 입술은 방금 전 그의 입맞춤으로 인해 부어올라 있었고 숨을 고를 때마다 미세하게 떨렸다.
그녀의 모습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아름다웠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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