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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시간은 흘러 어느덧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다. 성다희는 배유현을 좋아하는 것치고 이제껏 그렇다 할 대화를 한 번도 건넨 적이 없었다. 그러다 드디어 3학년 때 기회가 왔다. 배유현과 짝꿍이 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건 없었다. 여전히 성다희는 부끄럼쟁이였고 배유현은 무뚝뚝한 학생이었으니까. 그런데 어느 날, 성다희가 공책을 착각하는 일이 벌어졌다. 수업이 끝난 후 필기를 잔뜩 해둔 공책을 덮어 보니 제일 앞면에 배유현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그의 글씨체는 단정한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성다희는 그의 이름을 빤히 바라보다 다시 공책을 펼쳐 자신이 적어놓은 것들을 바라보았다. 어쩐지 배유현과 조금은 가까워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3개월 후, 자리는 다시 한번 교체되었고 짧았던 행복은 금세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성다희는 슬퍼하는 것도 잠시, 금세 다시 기운을 차리며 공부에 몰두했다. 그래야만 배유현과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고 그래야만 어른이 됐을 때 원하는 대로 살 수 있을 테니까. 성한 대학교를 목표 대학교로 삼은 건 단지 배유현과 같은 대학교에 다니고 싶었기 때문만이 아니었다. 그녀 자신을 위해서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다지 운이 좋지 않았다. 수능 한 달 전, 담임 선생님은 아이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다 함께 소풍을 가자고 했다. 한 사람당 4만 원을 내야 했으며 부족한 금액은 담임 선생님이 채워주기로 했다. 만약 돈이 남게 되면 수능을 마친 후 그 돈으로 과자와 음료수를 사 친구들끼리 작은 파티를 열기로 했다. 당시 성다희의 반에는 반장을 한 명씩 돌아가면서 맡아야 하는 규정이 있었다. 돈을 걷는 날의 반장은 성다희였다. 그녀는 친구들에게서 걷어 들인 돈을 고이 정리해 책상 서랍에 넣어두었다. 그런데 그날 오후, 체육 수업을 마치고 돌아와 보니 돈이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 야자가 시작되고 친구들은 짝을 지어 수군거리며 성다희 쪽을 바라보았다. 성다희는 마치 고문대 한가운데 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손바닥은 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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