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차아영은 성다희를 바라보며 이름이 뭐냐고 물었다.
“성다희예요.”
그녀의 이름을 들은 차아영은 갑자기 표정을 묘하게 바꾸며 성다희를 한참이나 빤히 쳐다보았다. 그 눈빛 속에는 일말의 혐오가 들어있었다.
“고작 영상일 뿐이잖아요. 거기에 내 딸이 돈을 훔쳐 가는 장면이 정말 찍혀 있었나요? 성다희 학생 책상 서랍에서 뭔가 다른 걸 집으려고 했을 수도 있죠. 여자애들은 다 알 거예요. 생리대 같은 건 대놓고 말하기 어려운 물건이라는 걸.”
차아영의 말대로 영상 속에는 배소영이 책상 서랍에 손을 뻗고 있는 장면만 찍혔을 뿐 돈을 꺼내는 장면은 찍혀 있지 않았다.
배소영은 고개를 푹 숙이더니 빨개진 눈으로 울먹거리며 말했다.
“엄마 말대로 생리 때문이에요. 다희한테서 생리대를 빌리려고 한 거였어요.”
“미안해, 다희야. 네 허락도 없이 멋대로 뒤진 건 내 잘못이 맞아. 하지만 돈은 정말 안 훔쳤어. 내가 왜 180만 원을 훔치겠어. 그리고 우리는 친구잖아.”
차아영은 차가운 눈으로 성다희를 한번 쳐다보더니 이내 담임 선생님을 향해 말했다.
“이제 어떻게 된 일인지 확실하게 결론이 났네요. 저도 선생님 마음 이해해요. 성다희 학생이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라 최대한 덮어주려는 생각이시겠죠. 하지만 거짓말하는 건 바로잡아야 하지 않겠어요? 솔직히 이제껏 저희 가문에서 지원해 온 장학금이 이런 학생에게 갔다고 생각하면 치가 다 떨려요.”
성다희는 그녀의 말이 끝난 후 조용히 두 번째 영상을 틀었다. 이것 역시 오지욱이 그녀에게 건넨 것이었다.
두 번째 영상 속에는 배소영이 돈을 꺼내 든 후 자신의 가방에 집어놓고 누가 봐도 수상하게 교실을 나가는 모습이 확실히 찍혀 있었다.
영상이 끝난 후 사무실 안은 한물을 끼얹은 것처럼 조용해졌다.
배소영은 몸을 움찔 떨며 침을 한번 꿀꺽 삼켰다. 잘못한 건 아는 건지 얼굴이 다 사색이 되었다.
지금 이 자리에는 담임 선생님과 교감 선생님, 그리고 부 교장도 있었다.
다들 배소영이 안 했다고 믿고 싶은 모양이었지만 증거가 너무 확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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