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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배유현은 요즘 매일 윤채원 집에 갔었다. 그녀는 담배 냄새를 싫어한다고 여러 번이나 말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배유현은 집에 가기 전에 담배를 피웠다면 반드시 밖에 나가 찬 바람을 쐬며 냄새를 완전히 없애야 했다. 지금은 그런 구속도 없었다. 그는 탁자 안쪽 서랍에서 담배 한 갑을 꺼내 입에 물고 눈을 가늘게 뜬 채 한 모금 빨았다. 그녀의 집에는 규칙이 많았다. 작은 메추리알만 집으로 갈 때는 몰래 숨어서 복도에 있는 이웃들과 마주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다. 그의 차는 아파트 현관 앞에 세울 수도 없었다. 눈에 띄기 때문이다. 밤에 잘 때조차 몸을 뒤척이지 못하게 했다. 침대 판자가 삐걱거린다며 조금만 움직여도 눈치를 줬다. 담배도 못 피우고 자는 것조차 조심해야 했는데도 배유현은 그렇게 해서라도 그 집에 있고 싶었다. 담배 두 개비를 연달아 피운 뒤, 배유현은 미간을 짚으며 감정을 가라앉혔다. 이 일은 결국 술에 취해서 굳이 성다희의 이름을 꺼낸 자신에게 책임이 있었다. 윤채원의 억울함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만약 그녀가 밤에 그와 함께 있을 때, 그의 귓가에 ‘진도준’이라는 이름을 속삭였다면 그는 분명 그 자리에서 목을 졸라 죽여 버리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싸움이란 건 언제나 사람을 이성적으로 만들지 못한다. 그도 사람이었고 기계처럼 완벽하게 자신을 통제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그는 ‘성다희’라는 이름을 피하고 있었다. 마치 어린 시절 마음 깊숙이 숨겨둔 비밀처럼 그는 간절히 그 페이지를 넘기고 싶어 했다. 그들은 3년 동안 비밀 연애를 했다. 수없이 함께 잠을 잤고 그녀는 원하는 걸 모두 요구하며 결국 얻어냈다. 심지어 그의 아이를 배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 아이는 이제 없었다. 이후 그녀가 아프다는 소식도, 결혼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배유현은 화려하고 제멋대로 살아온 지 거의 30년이 됐다. 그런 그가 지금은 빌어먹을 양다리 걸치는 남자 꼴이 되어 있었다. 좌우로 흔들리며 애정과 죄책감 사이에서 허우적거렸다. 그녀에게 품은 감정은 점점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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