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3화
박영란의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면 윤채원은 그가 어렸을 때 납치당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
그는 개를 무서워했다.
배유현의 어조가 약간 길어졌다.
“제가 할 줄 아는 게 많으니 윤채원 씨께서 천천히 알아가시면 됩니다.”
잠시 후 전화가 끊겼고 그는 차에 올라 시동을 걸며 재촉했다.
“보내줘요. 여자는 밤새우면 멍청해지니까.”
윤채원은 아래층을 바라보았다. 가로등 불빛 아래 검은색 승용차가 눈에 들어왔다.
차 자체는 수수했지만 문제는 주차 위치였다. 보통 사람이라면 아파트 현관 앞에 차를 세워 출구를 막아놓지 않는다.
“남자는 밤새우면 신장이 허약해지는데요.”
“내가 허약한지 아닌지는 당신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없잖아요?”
그가 자신을 멍청하다고 말했음에도 윤채원은 화가 나지 않았다.
‘나는 한마디 했을 뿐인데 배유현 씨가 오히려...’
“배유현 씨, 지금 욱했죠?”
그녀는 말을 마치자마자 전화를 끊고 휴대폰을 무음으로 설정한 뒤 탁자 위에 던져 충전기에 꽂았다.
한참 후에야 다시 휴대폰을 켠 그녀는 코코아톡 메시지를 확인했다.
[PHY: 정말로 내가 올라가서 문 두드리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윤채원은 살짝 커튼을 젖혀 틈새로 밖을 내다봤다. 그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아린 행복: 빨리 가세요.]
[PHY: 불 꺼요.]
윤채원은 불을 끄고 침대에 올라 작은 탁상용 램프만 켰다.
[PHY: 서류 보내줘요. 보내주면 갈게요.]
윤채원은 서류를 보냈다.
낡은 건물은 방음이 잘 되지 않았고 층수도 높지 않았다.
창문은 합금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배유현이 차에 시동을 걸고 떠나는 소리가 윤채원의 귀에 또렷하게 들렸다.
다음 날 아침 윤채원은 눈을 뜨자마자 휴대폰을 확인했다.
배유현은 새벽 2시 30분에 서류를 보내왔고 그녀가 졸려서 잘못 표시한 부분까지 수정해 놓았다.
[아린 행복: 고마워요.]
그러나 배유현은 답장하지 않았다. 아마 쉬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오전에는 진도준이 진정숙을 데리고 안과에 갔고 윤채원은 윤아린을 데리고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