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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유현 씨, 만약 앞으로 결혼해서 아내가 임신하게 된다면 옆에서 잘 지켜봐야 해요. 임신한 여자라면 무조건 이해하고 잘 대해 줘야 하거든요.” 재벌가의 아가씨든, 권세와 돈이 얼마나 많든, 그 순간만큼은 가장 소중한 사람과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은 다 같았다. 윤채원의 차분한 말투는 배유현의 귀에 날카롭게 꽂혔다. 그는 입술을 살짝 굳게 다물고 차갑게 말했다. “난 진도준 씨와 달라요.” 배유현은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아내가 가장 중요한 순간을 맞이할 때 결코 곁을 비우지 않겠다고. 그녀가 혼자 집안일을 떠맡는 일도 없도록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하지만 동시에 아마 자신은 결혼도, 아이도 가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현실을 깨달았다. 29년 동안, 처음으로 한 여자와 진심으로 사랑을 나누고 싶었던 마음이 아무 결실도 얻지 못할 수 있다는 냉혹한 현실이었다. 그리고 바로 지금, 윤채원이 그의 마음을 또 한 번 건드렸다. “아주머니랑 도준 씨는 제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사람들이에요. 그분들이 없었다면 아마 송주에서 살아가기 힘들었을 거예요.” 그때 그녀에게는 안정적인 직장도 없었고 혼자 딸을 키우며 살아가는 일은 쉽지 않았다. 아린이가 어렸을 때, 아줌마를 쓸 형편이 되지 않아 진정숙이 계속 아린이를 돌봐주었다. 윤채원은 눈이 반짝였고 목소리는 단단하면서도 따뜻했다. 흐린 눈물 자국과 붉게 물든 볼은 그녀의 연약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진씨 모자 이야기를 꺼낼 때도 눈빛과 목소리에는 따스함이 배어 있었다. 조명이 비추는 그녀의 눈동자 속에서 배유현은 자신의 작은 모습을 또렷하게 발견했다. 그는 소파에 흩어진 옷들을 하나씩 주워 윤채원에게 입히며 마음을 따라 고개를 숙여 입술에, 턱에, 볼에 살짝 입을 맞췄다. 그리고 낮고 거친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럼 우리 앞으로 몰래 만나요.” 진도준은 집에 며칠 있지도 않았고 연차가 끝나면 곧 떠날 예정이었다. 배유현은 자신이 불륜 상대라는 현실을 받아들였고 하루 한두 시간 정도 몰래 만나는 건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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