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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화

배유현은 떠날 생각도 그렇다고 윤채원과 대화할 생각도 없는 듯 차창을 올렸다. 윤채원은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 올리고 잠시 숨을 고른 뒤 결심한 듯 차 반대편으로 돌아가 문을 열고 올라탔다. 그가 말했던 대로 뒷좌석은 접으면 작은 침대로 변해 잠시 쉴 수 있었다. 차 안에는 온기가 감돌았지만 옷을 벗을 때마다 차가운 공기가 은근히 스며들었다. 윤채원은 패딩을 벗고 두 손으로 니트 끝자락을 움켜쥐었다. 니트를 벗자 새하얀 피부 위로 순식간에 소름이 돋았다. 배유현은 정면을 향하고 있었지만 시선 한쪽으로 그녀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었다. 윤채원의 피부는 도자기처럼 매끄럽고 고왔다. 희미한 불빛 아래에서 그 살빛은 눈이 부실 만큼 하얗게 빛났다. 차가운 공기에 닿은 살결이 미세하게 떨리자 배유현의 눈빛이 서서히 어두워졌다. 몸은 움직이지 않았지만 가슴 한가운데가 팽팽하게 조여드는 듯 숨이 막혔다. 공기 속에는 은은한 향기가 퍼졌다. 윤채원은 평소 향수를 쓰지 않았기에 그 향이 무엇이라 말할 수 없었지만 샴푸와 바디워시, 그리고 그녀의 체온이 어우러진 향기였다. 그 향은 마치 무형의 존재감처럼 천천히 그를 감싸며 좁은 공간 속에서 더욱 짙고 매혹적으로 번져갔다. 배유현은 윤채원을 바라보았다. 검은 머리카락이 흘러내려 가녀린 어깨를 덮었다. 차 안은 어두웠지만 가까운 거리 덕에 그녀의 얼굴선은 또렷하게 보였다. 윤채원이 다가와 그의 얼굴을 감싸고는 천천히 입을 맞추었다. 그녀의 입술은 차갑고도 촉촉했다. 키스라기보다는 짧은 입맞춤이었지만 그 짧은 순간에 묘한 떨림이 전해졌다. 윤채원의 눈에는 피로가 짙게 깔려 있었다. 눈 밑에는 다크서클이 내려앉아 있었고 표정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어젯밤부터 지금까지 그녀는 단 한 순간도 제대로 쉬지 못했고 몸과 마음이 모두 한계에 다다라 있었다. 윤채원은 지금 이 일을 공평한 대가의 교환처럼 받아들이고 있었다. 마치 어떤 보상이나 감사의 표시 혹은 하나의 거래처럼. 하지만 배유현은 그런 식의 냉정한 태도에는 조금의 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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